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62> 좋은 스승을 찾고자 하는 유호인의 글

부지런히 현인 군자 찾아 스승이나 벗으로 삼으려 하면서도 …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4-11 19:47:56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而勤一世必往求賢人君子 以爲師友·이근일세필왕구현인군자 이위사우

“남북으로 만 리가 넘는 곳도 마다 않고 평생 부지런히 현인과 군자를 찾아서 스승이나 벗으로 삼으려 하면서도 찾지 못할까 전전긍긍했다. 행동과 음식, 기호를 알아내고자 멀더라도 찾아갔다. 이유가 어찌 다른 데 있겠는가? 오로지 절차탁마하여 자신의 도를 크게 이루고자 이렇게 부지런히 사모하고 좋아했던 것이다.”

南北不知萬有餘里 而勤一世必往求賢人君子 以爲師友 如不及焉. 起居飮食嗜惡之識 殊方異域 而必往者. 豈有他哉? 專以切磋琢磨 求盡其道大有成 而慕望愛悅 如是之至勤也(남북부지만유여리 이근일세필왕구현인군자 이위사우 여불급언. 기거음식기오지식 수방이역 이필왕자. 기유타재? 전이절차탁마 구진기도대유성 이모망애열 여시지지근야)

위 글은 조선 전기의 문신인 유호인(兪好仁·1445~1494)이 벗 조위(趙瑋·1454~1503))에게 시를 써 주면서 쓴 서문(贈曺太虛詩序·증조태허시서의 한 부분으로, 그의 문집인 ‘뇌계집(㵢谿集)’에 수록돼 있다. 좋은 스승과 벗을 만나고자 하는 심경을 피력하고 있다. 스승이 아무리 멀리 있더라도 찾아가며, 스승을 직접 만나지 못하면 그가 남긴 저술뿐만이 아니라 행적이나 기호까지 따른다고 했다.

유호인이 가장 큰 스승으로 여긴 인물은 영남학파의 종조(宗祖)인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이다. 유호인은 1474년(성종 5)에 식년문과에 급제한 엘리트였으며, 우리나라 풍속 지리 인물 등을 상세히 담은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을 편찬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그는 합천군수로 재직하던 중 49세의 나이에 병사했다. 유호인은 조위의 소개로 김종직을 만나 그의 문인이 됐다. 조위는 김종직의 처남이자 제자였다. 그 인연으로 유호인은 28세 때인 1472년에 김종직·조위와 함께 지리산을 유람하기도 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학문하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스승을 찾지 않는다. 학문도 자신을 갈고닦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명예나 출세를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나의 삶에 귀감이 되는 스승 한 분 정도는 모시고 사는 게 더 의미 있는 인생이 아닐까?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7. 7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7. 7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