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8> 매월당 김시습이 무량사에서 쓴 생애 마지막 글

“정성스럽고 간절함도 비할 바가 없다”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3-28 19:44:31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兼亦誠懇無二·겸역성간무이

“화엄선사 지희가 만수산 무량사에 거처하면서 현릉(문종)께서 춘궁(동궁)의 질환을 낫게 해달라고 ‘법화경’의 글자를 극히 오묘하게 주조해서 찍어냈던 것을 다시 관목에 새겼다. 글자체가 아주 공교하고 새기는 것이 신이할 정도로 빼어나다. 신해(1491) 봄 2월에 시작해서 임자(1492) 여름 5월에 마쳤다. 일을 처리함이 정밀하고 상세할 뿐만 아니라, 정성스럽고 간절함도 비할 바가 없다.…”

“華嚴智熙居萬壽山無量寺 刊顯陵廟爲春宮有患疾所祈 鑄字法華經極妙 乃重雕焉. 字體甚工 鐫之異硏. 始於辛亥春二月 工訖于壬子夏五月. 非特處事精詳 兼亦誠懇無二.… (화엄지희거만수산무량사 간현릉묘위춘궁유환질소기 주자법화경극묘 내중조오. 자체심공 전지리연. 시어신해춘이월 춘흘우임자하오월. 비특처사정상 겸역성간무이….)

위 글은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쓴 글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불교학자 에다 토시오(江田俊雄)가 쓴 ‘조선불교의연구’(朝鮮佛敎の硏究·國書刊行會·1977)에 그 전문이 수록돼 있다. 지희(智熙) 선사가 1492년에 충남 부여에 있는 무량사에서 ‘법화경’을 간각한 뒤 이듬해인 1493년(성종 24)에 인쇄하여 반포하려고 했다. 당시 무량사에 머물고 있던 김시습이 1493년 2월에 발문(跋文)을 지었다. 위에 제시한 글은 그 발문의 앞쪽 일부분이다. 이 글을 쓰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시습은 59세 나이로 무량사에서 세상을 버렸다.

1455년 윤 6월 11일 조선 제6대 임금 단종(그해 14세)은 위협에 못 이겨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중흥사에서 공부하던 중 이 소식을 알게 된 김시습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관서 지역과 관동 지역, 호남 지역을 유람하고 경주 금오산에서 은둔했다. 그곳에서 한문으로 된 소설집인 ‘금오신화’를 창작했다. 그러다 환속해 재혼했다가 다시 관동으로 가서 만년을 보냈고 1491년 중흥사에 나타났다. 그 뒤로 무량사로 가 기식하다가 세상을 버린 것이다. ‘설잠(雪岑)’이라는 법호를 쓴 김시습은 속인인 듯 승려인 듯 부평 같은 삶을 산 문사였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3. 3정지영·이명세 등 “암살자(들) 정쟁 도구화 말라”
  4. 4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7. 7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8. 8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9. 9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10. 10‘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1. 1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한 손 뉴스] 市 굿즈 플랫폼 ‘부산꾸’…디지털 스티커 받으세요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