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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6> 중국 상나라의 고대 문자 갑골문

신미일에 점을 치고 쟁(爭)이 묻습니다(辛未卜 爭貞·신미복 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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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3-21 18: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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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일에 점을 치고 쟁(爭)이 묻습니다. 부호에게 지알(沚戞)과 연합해 파방을 치게 하고 대왕은 친히 동쪽에서 진격하면 부호가 주둔해 있는 곳에서 함몰시킬 수 있을까요?” “辛未卜 爭貞. 婦好其比沚戞伐巴方 王自東探伐戎 陷于婦好立.(신미복 쟁정. 부호기비지알벌파방 왕자동탐벌융 함우부호립.)

위 문장은 ‘갑골문합집(甲骨文合集)’ 제6480에 나오는, 중국 고대 왕조인 상(商)나라(BC1600~BC1046) 시기의 갑골문이다. 적국인 파방(巴方)을 함몰시킬 수 있는 계략에 대해 점을 쳐 묻는 내용이다.

‘지알(沚戞)’은 당시 상나라에 복속되어 전쟁에 참여한 방국의 장수이며, ‘비(比)’는 연합하다는 의미이다. ‘함(陷)’은 함정을 파서 짐승을 사냥하는 일종의 사냥법이지만, 정벌하는 데서 함은 ‘함정을 파서 적군을 함락하다’는 의미가 있다.

갑골문은 상나라 후기인 은허(殷墟) 시기에 사용했던 고대의 문자로서 최초의 한자 원형이다. 은허는 19대 왕인 반경(盤庚)이 은(殷)으로 천도를 한 후 주나라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약 254년간(B.C1300~B.C1046) 수도였다. 갑골문은 거북의 배 껍질이나 소의 뼈에 새긴 문자이다. 상나라의 왕실에 관한 다양한 내용뿐만 아니라 전쟁의 상황과 사회의 모습, 백성이 살아가던 생활 모습까지 다양하게 갑골문으로 묘사해두었다. 고대사를 이해할 중요한 단서를 담았다. ‘갑골문합집’은 1899년 갑골문이 처음 발견된 이래 80년간 은허에서 출토된 갑골문 4만1956조각을 바탕으로 중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교수인 곽말약(궈모러·1892~1978)의 지도로 발간됐다.

갑골문은 현재까지 16만 편 정도가 발견되었으며, 그중에서 약 5000여 자의 글자가 확인됐다. 해석 가능한 글자는 1000여 자가량이다. 사마천의 ‘사기’ ‘은본기’에 따르면 상족의 시조는 설(契)이다. 제곡(帝嚳)의 둘째 왕비인 간적(簡狄)이 현조(玄鳥)의 알을 삼키고 잉태해 설을 낳았다고 한다. 상족의 기원에 대해 가장 오래된 기록인 ‘시경(詩經)’의 ‘상송(商頌)’의 ‘현조’에서도 읊고 있다.

갑골문은 문헌 속 고전 문장은 아니지만, 독자들의 상식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해본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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