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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4> 풍랑으로 표류해 중국 항주에 도착한 최부

아마도 중국에서 제주까지는 수만 리는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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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3-14 19: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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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槩數萬餘里矣·대개수만여리의

“제주와 우리 중국은 몇 리나 떨어져 있소?” 나는 물길이 멀다는 것을 좀 부풀려 말했다. “그 상세함은 알지 못하오. 대개 배가 큰 바다에서 좋은 바람을 만날 경우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소. 지금 내가 제주에서부터 바다를 떠다닌 것을 주야로 헤아린다면 곧 29일(실제로는 14~15일)이오. 큰바람에 떠밀려 빨리 가기가 나는 듯하여 중국 해안에 이르러 정박했으니, 아마도 중국에서 제주까지는 수만 리는 될 것이오.”

“濟州距我中國幾里?” 臣虛張水路之遠曰. “不可知其詳也. 大抵船遇便風於大海則日可行千里. 今我自濟州浮海 折晝夜則凡二十九日. 爲大風所驅 疾行如飛 到迫于中國海岸, 則自中國距濟州路 大槩數萬餘里矣(제주거아중국기리? 신허장수로지원왈. 불가지기상야. 대저선우편풍어대해 즉일가행천리. 금아자제주부해 절주야즉범이십구일. 위대풍소구 질행여비 도박우중국해안, 즉자중국거제주로 대개수만여리의.)

금남(錦南) 최부(崔溥·1454~1504)가 쓴 ‘표해록(漂海錄)’의 1488년 2월 초 4일 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최부는 29세인 1482년 문과에 급제해 1487년 9월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으로 임명돼 제주에 부임했다. 하지만 이듬해 정월 부친상을 당해 고향인 나주로 돌아가다가 풍랑을 만나 14일간 표류하다 중국 절강성 영파부(寧波府)에 도착했다. 최부 일행 43명은 왜구라는 혐의를 받고 고초를 당했으나 중국 군리(軍吏)의 호송을 받으며 북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황제를 알현하고 요동반도를 거쳐 압록강을 건너 한양으로 돌아왔다.

그는 표류해서 귀국할 때까지 약 6개월간의 견문기인 ‘중조문견일기(中朝聞見日記)’를 세 권으로 써 1488년(성종 19) 임금에게 바쳤다. 바로 출간되지 못하고 중종 후기에서 명종 연간까지 사이에 동활자 본으로 소량 간행됐다. 이후 최부의 외손인 미암 유희춘(1513~1577)이 1569년(선조 2)에 목판본으로 ‘표해록’을 간행했다.

위 글은 영파부를 지나 소흥부에서 중국 관료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소흥부에서 보다 엄격한 조사를 거친 뒤부터 최부는 조선 관료의 대접을 받았다. ‘표해록’은 사료로서 가치가 커 일본에서도 출간됐다. 어제 최부의 고향 인근으로 답사를 갔다 왔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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