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05> 毋曰不同

같지 않다고 차별하지 말라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25 21:04:1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하지 말 무(毋-0)가로되 왈(曰-0)아닐 불(一-3)같을 동(口-3)

국가라는 거대한 공동 운명체에는 수없이 다양한 구성 요소가 뒤얽혀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런 구성 요소가 제각각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서 권리를 주장하고 이익을 추구한다. 최근 전공의 파업이 시작되고 대한의사협회가 전국의사총파업을 예고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권리나 이익의 주장은 반드시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공익과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

수많은 이익 단체가 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이익이 더 큰 이익, 곧 나라와 국민의 이익 또는 公共善(공공선)과 충돌할 때는 신중하게 헤아려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의대 정원을 10년간 4000명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전공의 파업과 전국의사총파업은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전공의 파업 대자보에서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했고, 의대 교수들은 인구 10만 명 당 의대 정원이 한국은 7.5명으로 미국, 일본, 캐나다와 비슷하다며 수치를 근거로 내세웠다. 그런데 OECD 평균이 12.6명이고, 영국은 12.9명, 이탈리아 15명, 호주 15.4명 정도다. 이야말로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牽强附會(견강부회)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관자’의 ‘목민’편에 나온다. “毋曰不同生, 遠者不聽; 毋曰不同鄕, 遠者不行; 毋曰不同國, 遠者不從.”(무왈불동생, 원자불청; 무왈불동향, 원자불행; 무왈불동국, 원자불종) “같은 혈족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다른 혈족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같은 고을 사람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다른 고을 사람들이 함께 가지 않는다. 같은 나라 출신이 아니라고 차별하지 말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

비록 통치술로써 한 말이지만, 이익단체들 또한 깊이 새겨두어야 할 내용이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지속하려는 이익 단체는 필연적으로 차별을 조장하고 심화하게 되므로.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8. 8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 1[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2. 2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뭐라노] 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6. 6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7. 7"악의적 가짜뉴스" 민주당, ‘김혜경 여사 골프 의혹제기’ 주진우 고발
  8. 8박수영 의원, 민원해결 창구 6년간 300회 운영
  9. 9인권위, 김병기 전 보좌관 제기 '국수본 수사 지연으로 인권침해' 진정 각하
  10. 10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SK하이닉스,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매출 104조, 영업이익83조
  4. 4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5. 5올해 1~9월 부산 순유출 인구 5800명…2년새 절반 축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SK하이닉스 메모리 위기론 일축…“2029년까지 D램·HBM 완판”
  8. 8이형일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
  9. 9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10. 10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8. 8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9. 9“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10. 10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4. 4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5. 5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6. 6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7. 7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10. 10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