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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906> 干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12-08 20:54:3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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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패 간(干-0) 건널 섭(氵 -7)

   
간섭은 물리학에서 널리 쓰는 말이기도 하다. 파동 두 개가 만나서 간섭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干涉(간섭)은 '남의 일에 끼어드는 일'을 가리키는 말. 본디 직접 관계도 없고 누가 청하지도 않았을 때 쓰는 말이다. 달리 干與(간여) 干預(간예) 關涉(관섭) 關與(관여) 參與(참여) 參見(참견) 介入(개입) 過問(과문)도 비슷한 뜻을 가진 낱말들이다.

干 자는 본디 幹(줄기 간)이나 榦(산뽕나무 간)이라고 쓰던 글자. 幹은 살아있는 나무의 줄기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城壁(성벽)을 쌓는 흙을 다지기 위해 임시로 세우는 나무판을 받치는 기둥을 가리키기도 한다. 하나, 干涉에서 干 자는 關(빗장 관)의 뜻이다. 대문을 걸기 위해 가로지르는 빗장을 가리키는 데서 끼운다는 뜻이 나왔다.

끼운다는 뜻의 干 자는 오늘날 쓰는 사람이 많은 干證(간증)이란 낱말에서도 볼 수 있다. 干證은 흔히 基督敎(기독교)에서 자기의 죄를 告白(고백)하는 일을 가리키는 말. 天主敎(천주교)의 告解(고해)와 똑같은 일이다. 干證은 본디 남의 범죄를 증언하는 證人(증인)을 가리키는 전통 법률용어. 천주교에서 이미 告解를 쓰는 바에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었던 기독교가 原罪(원죄)라는 교리까지 보태 채택한 말이다.

涉 자는 부수 水(물 수)가 보여주듯, 물을 건넌다는 뜻. 물을 건널 때 배를 탈 수도 있지만 깊은 물이면 헤엄도 치고 얕은 물이면 걸어서도 건넌다. 涉 자는 하여튼 맨몸으로 물을 건너는 일을 가리키는 말. 나중에 두루 훑는 일을 가리키는 뜻이 갈려나오는데 涉獵(섭렵)이 바로 이런 뜻이다. 干涉은 그래서 '끼어들어 두루 훑는다'는 뜻이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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