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平正論不可犯手(공평정론불가범수)는 菜根譚(채근담)의 한 구절. 온전한 말은 이러하다. '공평함과 정론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 일단 손대면 영원히 부끄러움을 남기게 된다. 권력과 사리는 발붙이지 말아야 한다. 일단 발붙이면 죽을 때까지 더러움을 묻히게 된다 公平正論不可犯手 一犯則貽羞萬世(일범즉이수만세) 權門私竇不可著脚(권문사두불가착각) 一著則點汚終身(일착즉점오종신)'.
公平과 正論, 權門과 私竇, 手와 脚, 萬世와 終身은 서로 짝이 되는 말. 짝을 지워 말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수법은 菜根譚에 자주 나타난다. 하나, 菜根譚을 우리말로 옮긴 많은 이들이 이런 수법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흔히 잘못 옮기곤 한다. 公平과 正論도 마찬가지. 흔히 '공평한 정론'이라고 옮긴다. 公平이 正論을 꾸민다고 본 탓이다. 뒤의 權門과 私竇를 보면 公平이 正論을 꾸미는 말이 아니라 따로 나란히 늘어놓은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公平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르다는 뜻. 正論은 정당하고 이치에 합당한 의견이나 주장이라는 말. 權門은 본디 권력이 있는 집안을 가리키는 말이고 權門勢家(권문세가)라고도 쓴다. 私竇는 본디 '사사로운 구멍'이라는 뜻. 개인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가리킨다. 또한 먹을거리를 갈무리하는 개인의 움집이나 곳간을 가리키기도 하므로 사사로운 이익이라는 뜻이 갈려나왔다.
말뜻은 분명하다. 올바른 의견이나 말을 반대하는 일은 당장 달콤해도 두고두고 욕먹게 마련이고 올바르지 못한 권력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일은 당장 달콤해도 역시 두고두고 욕먹게 마련이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