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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서 시장·도지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공 |
전국 시장·도지사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으로 인한 지방교부세 축소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최근 제주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방재정안정과 재정분권 추진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은 내국세 총액 중 19.24%를 지방교부세로 배정하는데, 정부는 초과 세수가 발생한 올해부터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몫을 먼저 뗀 뒤 나머지 금액을 모수로 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런 계산을 적용하면 부산 경남 등은 각각 1조~3조 원 가량 교부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 그래도 재정 한계에 처해있는 지방정부 입장에선 더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라며 정부에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올해 정부가 추산하는 국세 수입은 무려 500조 원에 가깝다. 전례 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 1개 기업만 올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3분기에 100조 원을 넘겼다. SK하이닉스 등 동종 업계 법인세 증가분을 합하면 국세 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100조 원 이상 불어난다는 전망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국세에 일정 비율로 연동하게 되어 있는 지방교부세도 함께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세수 증가분과 내국세 일부를 합해 200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고 기금 내에 지방계정을 만들 것이라고 한다. 지방교부세 산정근거인 내국세 모수가 세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고, 지방계정은 집행이 확정적이지 않다. 지방정부로서는 반도체 특수의 낙수효과는커녕 피해를 입을 판이다.
비수도권 곳간 사정은 형편없다. 지자체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등록세는 보합 또는 감소세다. 수도권과 달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중앙정부의 각종 복지사업에 매칭해야 하는 부담은 계속 늘어난다. 지자체가 급한 일에 쓰려고 모아둔 재정안정화계정은 거의 반토막이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 입법권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권한이 재정분권이다. 돈이 있어야 사업도 하고 정책도 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지금 재정 상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역대 정부마다 말로는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조했으나 실행력은 미미했다. 이재명 정부 역시 비수도권을 ‘5극3특’으로 나눠 균형발전을 모색하겠다는 비전을 연일 강조는 하고 있다. 그래 놓고 미래대응기금을 만드느라 지방교부세를 줄인다니 앞뒤가 맞지 않다. 안 그래도 미래대응기금이 국회 심의를 우회하는 정부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어촌기본소득이나 청년문화예술패스 같은 선심성 사업이 지방 도시 환경개선이나 교통기반 확충보다 급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는 세수 초과분의 쓰임새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이 진심이라면 이참에 20년째 동결 상태인 지방교부세율 자체를 조정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