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금융 공공기관 대상 국회 정무위가 열리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
부산 금융 공공기관 5곳 중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제외한 4곳의 지난해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이 법정 채용률인 30%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들 기관은 법정 채용률을 넘겼다고 보고했다. ‘5인 이하 채용 분야는 지역인재 채용 비율 적용에서 제외한다’는 예외 규정을 악용, 전체 신규채용 규모를 실제보다 줄이는 방법으로 의무비율을 맞추는 꼼수를 부렸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이 같은 편법이 횡행했다니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지역인재를 30% 이상 의무채용해야 하는 부산 5개 금융 공공기관(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술보증기금 캠코)은 모두 지난해 법적 채용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은 평균 29.4%로 법정 기준에 미달했다. 5곳은 전체 395명을 신규채용했는데 이 중 100명가량을 예외 규정에 따라 산정에서 제외, 분모를 축소함으로써 법정 채용률이 기준치를 상회하도록 했다. 캠코가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을 36.9%로 높게 유지해 전체 수치를 끌어올린 것이지 나머지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이 예탁결제원은 14.3%로 5곳 중 최저치였고 주금공(25.5%), 주택도시보증공사(27.7%), 기보(29.7%)도 법정 기준치 밑이었다. 특히 주금공은 IT직군 13명을 수도권 5명과 비수도권 8명으로 나누는 쪼개기 모집을 통해 수도권 모집인원을 의무채용률 산정에서 뺐다. 그나마 캠코가 4년 연속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 30% 이상을 기록, 모범사례로 남은 점은 다행스럽다. 한국거래소는 지역인재 채용률이 10.3%에 불과했다. 2015년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돼 의무채용 대상은 아니지만 ‘금융중심지 부산’의 핵심 기관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이전 공공기관이라고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적게 뽑으면서 법정 채용률을 맞추려 과도하게 예외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지, 제도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전수 점검하고, 실제 지역인재 채용률을 법정 기준으로 끌어올릴 보완책을 강구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관별 전체 신규채용 규모가 수십 명, 많아야 100여 명 정도인데 예외 규정 범위 자체가 너무 넓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은 청년층이 가고 싶어 하는 고급 일자리다. 그런 곳에서 벌어진 편법은 의무적으로 지역청년에게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라는 제도의 본뜻을 왜곡하는 일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가 연내 발표돼 수도권 소재 약 350곳의 추가 이동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쪼개기 채용 등으로 법적 기준을 우회하는 그간의 ‘눈 가리고 아웅’식 대응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2차 이전 전에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