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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면서 심리상담을 받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와 어린이가 함께 학습 놀이를 하는 모습을 연출한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
전국 초·중·고교에 접수된 교권 침해 신고 건수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9819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만9252건이 교권 침해로 인정됐다.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면서 교사에 대한 모욕과 교육활동 방해는 물론 폭행과 성희롱 등 중대한 침해 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희정 의원(국민의힘·부산 연제)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권 침해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이 798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의도적인 교육활동 방해 3444건, 상해·폭행 2295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1501건 순이었다.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믿기 어려운 교권 침해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달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5학년 학생이 전날 치른 진단평가 시험지가 더럽다며 교사에게 욕설을 하고, 재시험을 치르자는 교사의 말에 머리채를 잡고 주먹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폭행당한 교사와 교감, 동료 교사 등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의 성희롱 행위로 학교가 수업 분리를 결정했으나 실질적인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피해 교사가 병가를 내기도 했다.
교사의 인내와 노력에만 의존해 교권 침해를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교육 현장에서 나온다. 지속적인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던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목숨을 끊은 서이초 사건 이후 3년이 지났으나 교육 현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 방안과 교권보호 5법이 마련됐지만 교사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교사들의 심리상담 건수가 급증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의 경우 심리상담 건수가 2020년 873건에서 지난해 3675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연도별 등락 없이 상담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지역은 부산과 울산, 경기, 전북뿐이라고 한다. 상담 건수의 급증은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교육당국은 사태가 더 악화하기 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방해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게는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행위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 교사의 통상적인 생활지도가 부당한 아동학대 의심이나 신고로 이어지는 일을 없애야 한다. 부산시교육청이 지난달 지역교육지원청별로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설치, 악성 민원 대응과 법률 지원을 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다. 학교장도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과 재발 위험성을 고려해 출석 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교권 침해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학생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갖춰야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