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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아파트 전경. |
지난 10년간(2017~2026년) 부동산 시장은 거대한 유동성 장세와 고금리 불황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렀다. 그동안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8325만 원에서 5억1822만 원(이하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자료)으로 약 82.9% 급등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해양수도 부산의 주택 시장은 어떤 궤적을 그려 왔을까. 부산 아파트 가격의 변화를 보면, 수도권-지역 간 양극화와 지역 내 불균형이 고착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 때문에 부산이 대한민국 제2 도시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린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 기간 부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5437만 원에서 3억7064만 원으로 약 45.7% 상승했다. 수치상으로는 3억7000만 원 선을 넘기며 자산 가치가 꾸준히 오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국 평균 상승률(82.9%)과 비교해 보면 시장의 현실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전국 평균 상승 폭의 절반 수준인 부산의 주택 시장은, 지난 10년간 전국적 상승 국면에서 사실상 자산 가치의 상대적 소외와 위축에 직면했음을 통계적으로 알 수 있다.
서울과 부산 간 가격 추이를 비교해 보면, 자산 격차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벌어졌는지 드러난다. 2017년 1월 당시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5억6200만 원)은 부산(2억5400만 원)과 약 2.2배 차이 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7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6200만 원으로 약 142.3% 급증하는 동안 부산은 3억7000만 원으로 약 45.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두 도시 간의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는 3.67배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1채 값이면 부산 아파트 3.6채 이상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자산 양극화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부산 내부의 주택 시장은 어떠한 흐름을 보일까. 지난 10년간 부산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단순한 전체 평균 가격의 등락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필두로 한 해안가 주거 축과, 원도심 및 서부산권 간의 가격 격차가 고착됐다는 점이다. 올해 7월 기준 부산 자치구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수영구(6억2600만 원) 해운대구(6억1300만 원) 동래구(4억6400만 원) 연제구(4억1700만 원) 순으로 높고, 중구(1억6000만 원) 영도구(1억9300만 원) 사상구(2억700만 원) 사하구(2억1800만 원) 순으로 낮다.
특히 부산 16개 구·군의 평균 매매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지역별 격차의 심각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해운대구(102.98%)와 수영구(85.35%)다. 해운대구는 2017년 3억204만 원에서 올해 7월 6억1308만 원으로 10년 동안 배 이상 올랐다. 반면 중구(22.61%) 영도구(12.82%) 사상구(10.52%) 사하구(18.59%) 등 원도심 및 서부산 일부 지역은 상승률이 10~20%대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자산 가치가 정체되거나 후퇴한 셈이다.
서울과의 집값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가운데, 부산 내부의 지역 간 양극화마저 심화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부산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과의 격차와 지역 내 불균형이라는 이중의 구조적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또한 부산 부동산 시장을 비교할 때 자주 거론되는 대상이 수도권 관문인 인천이다. 2017~2018년만 해도 부산은 인천보다 1500만~3500만 원 이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주요 광역시로서의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와 서울 접근성이 크게 부각된 2022년에 인천(4억4000만 원)이 부산(4억3600만 원)을 사상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후 2023년 불황기에 부산 아파트의 하방 지지력이 작동하며 잠시 재역전했으나, 2025년 이후 수도권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하면서 인천이 다시 부산을 앞서 나가는 구도(올해 7월 기준 인천 3억8600만 원, 부산 3억7000만 원)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이는 부산 아파트 자체의 매력이 반감됐다기보다 수도권 프리미엄이 가져온 격차로 풀이된다.
현재 부산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 하지만 인천과의 가격 역전 현상, 서울과의 괴리감 확대는 단순한 주택 경기 변동을 넘어 지역 경제력 약화와 인구 유출이라는 부산의 구조적 한계가 부동산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그리고 해안가에 집중된 자산 쏠림 현상은 원도심 및 서부산 지역의 정주 여건을 떨어뜨리고, 도시 전체의 통합과 동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향후 부산 부동산 정책은 단순한 집값 안정을 넘어 주택 공급 조절, 원도심 재생, 정주 여건 개선과 더불어 북항재개발·가덕도신공항 등 대형 인프라를 양질의 산업체 유치 및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청년 유출을 막고 지역 내외의 이중 양극화를 극복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