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한일용 해운대백병원 흉부외과 교수

  • 한일용 해운대백병원 흉부외과 교수
  •  |   입력 : 2026-09-27 17:09:23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가족 중 누군가가 다치거나 질병이 생겼다면 문제다. 가족 모두의 삶에 크게 변화가 생긴다. 특히 고령의 부모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더욱 고통스럽다. 급격한 고령화, 만성질환자와 중증·희귀질환 장기치료의 증가 등으로 오늘날에는 전통적인 가족 간병으로는 한계가 있다. 간병을 담당하는 자녀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과 더불어 일을 지속할 수 없는 사회적 고립도 발생하며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족을 대신하여 환자를 돕는 상업화된 서비스가 있다. 병원에서 흔히 만나는 ‘간병인’은 민간단체에서 교육을 하고 인력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간병 도우미료는 1인 간병의 경우 하루 12만∼15만 원이지만, 중증환자 치매 외상환자의 경우 20만 원 이상 요구하기도 한다. 한 달 450만∼600만 원의 간병비가 발생한다.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더 무섭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간병인과의 마찰이나 갈등도 문제다. 환자-간병인·가족-간병인 간 마찰도 흔하지만, 의료진과 간병인 간 마찰도 빈번하다. 아침 회진 시 간밤에 잠은 잘 잤는지, 통증은 좋아졌는지, 식사는 잘했는지 등 간단한 질문을 하며 환자에게 말을 건넨다. 이때 환자 옆에서 간병인이 대신해서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회진 시간은 환자와 직접 대화를 통해 상태를 파악하고 환자-의사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귀중한 시간이다. 환자가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필요한 정보를 환자에게서 직접 얻고, 불편이나 불만을 살펴야 한다. 의사-환자 사이에 간병인이 불필요한 개입을 하는 꼴이다. 간병인이 환자의 질병 상태, 향후 치료계획 등 구체적인 질문을 할 때도 있다. 보호자에게 회진내용을 알려줘야 하는 간병인의 입장도 이해는 하나, 간병인은 결코 보호자가 될 수 없다. 또 보호자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비의료인인 간병인이 자기 생각을 덧붙여 전달하여 오해가 발생하는 일도 빈번했다. 간병인에 주의도 주고, 간병인을 제공하는 단체에 직접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교육을 부탁하지만, 매번 바뀌는 간병인을 상대로 개선이 어렵다. 인력을 제공하는 민간단체의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과 감시가 필요하다.

환자, 보호자가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아도, 병원에 고용된 간호사·간호조무사·간병지원인력 등이 팀을 이루어 간호와 간병을 제공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도 있다. 보호자 없는 병원 형태의 시범사업(2013년)을 시작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명칭을 바꾸고 의료법을 개정(2015년)해 2016년 이후 지속해서 확대·시행하고 있다. 가족이나 사적 간병인 부담을 줄이고자 시행된 좋은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통합서비스 간병이 필요한 환자지만, 간병 필요도가 높다는 이유로 오히려 이용하기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2025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모 시민단체 대표는 투석을 받는 중증신부전, 시각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신장이식을 위해 입원을 신청했지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입원이 거부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간병을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규정하여 간병비 부담을 줄이자는 법안이나 자녀가 부모를 간병하면서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상속재산 계산에서 차감하자는 법안 등이 최근 발의되었다.

‘간병비 지원을 국가가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서로 유명한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 교수의 ‘공동선(Common Good)’의 개념이 간병복지에도 해당하는지 인공지능에게 물어보았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돌봄을 살 수 있고, 돈이 없는 사람은 가족의 희생으로 돌봄을 해결해야 하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가? 간병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하나의 서비스이면서 동시에 인간관계와 공동체적 책임을 포함하는 도덕적 실천이다. 간병복지는 불평등을 보정하기 위한 복지정책이며, 돌봄을 가족에게만 전가하지 않고 시민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공동선의 제도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4. 4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5. 5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0. 10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한전, 개인정보 유출 1만1000명 추가 “조사 과정서 발견”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8. 8“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