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상어는 해양 생태계 최고위 포식자로서 공포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그랬던 상어가 ‘반가움과 호기심의 상징’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18~20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가 나타났다. 3, 4m 길이의 이 상어는 바다와 연결된 수로가 있는 친수공원 산책로 가까운 곳에서 목격됐다. 부산해양경찰서는 포획 대신 외해 쪽으로 유도하려 했으나 상어가 수로 밖을 나가지 않아 작업을 중단했다. 무리하게 몰아내려고 하면 상어가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어 스스로 바다로 빠져나가도록 기다리는 게 좋겠다는 국립수산과학원 권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공격 위험성이 있는 어종이어서 해경은 친수공원을 관할하는 부산항만공사에 상어 위험 안내 표지판 설치를 의뢰하고, 수시로 순찰하며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안전유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접근 자제를 당부했으나, 북항에 조성된 ‘천연 아쿠아리움’을 보고자 구름 관중이 친수공원으로 몰려들었다. 아쿠아리움에서나 볼 법한 상어를 코앞에서 야생으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산책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관람객은 상어를 구경하기에 바빴고, 인근 카페는 ‘상어 특수’를 누렸다. 온라인에선 이 상어에 ‘부캉이’라는 별명을 붙이거나, 상어 모양의 개폐형 북항 돔구장 같은 관련 밈이 확산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무태상어는 한국 연안을 비롯해 태평양·대서양·인도양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난류성 상어류의 우리 연안 출몰이 빈번해진 것으로 보고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남해와 서해는 물론 동해까지 출몰 범위를 넓힌 것이다. 수과원은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우리나라 연안에 난류성 어족이 대거 유입되자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류 출현도 잦아진 것으로 풀이한다.
역대급 해수온도 상승이 가져온 신기한 볼거리라는 사실이 씁쓸함을 더한다. 수과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우리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은 섭씨 17.1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 7월 초 기준 전 세계 평균 수온 역시 20.98도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4년보다 높았다. 우리 바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역에서 해양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북항 상어 출몰은 뜨거워진 바다가 우리 연안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를 예고하는 일종의 ‘경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선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