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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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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서, 다음에 무엇을 집어 들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는 삶의 불확실성과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어려움은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날씨와도 닮아있다. 본래 우리나라의 가을은 뜨거운 여름을 지나 결실을 거두고 한 해를 갈무리하며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가을은 마치 초콜릿 상자처럼 어떤 날씨를 마주하게 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뚜렷했던 계절 특성이 점차 흐려져 가을답지 않은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단풍이 든 후에 기습적인 호우가 쏟아져 계절의 정취를 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가을의 청명함과 선선함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낯설고 급격한 기상의 변화가 채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날씨가 조금 달라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 농·수산업, 산업 활동, 재난 대응 등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과거의 기후 기록을 세심하게 살피고 앞으로의 변화를 전망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안전을 위한 필수가 되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지난해 가을은 이러한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평균기온이 역대 2위인 17.4℃를 기록했고 9월과 10월에는 고온과 폭우가 이어지다가 11월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부산의 첫서리가 평년보다 24일 이르게 관측되는 등 한 계절 안에서 극심한 변화를 겪었다.
올가을 역시 급격한 날씨 변화와 다양한 기상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변동성이 커지는 여러 복합적인 배경 중 하나로 해수면 온도의 상승을 들 수 있다. 최근 10년(2016~2025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평년(1991~2020년)보다 0.7℃ 상승했고, 이상 고수온 현상인 해양열파의 연평균 발생 일수도 평년보다 약 3.7배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동해에서 두드러졌는데, 부산·울산·경남은 동해와 남해가 맞닿아 있어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 흐름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가정한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21세기 말(2081~2100년)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과 비교해 1.5℃ 상승해 상승폭이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부산·울산·경남 연안의 수산업과 양식업, 해양 레저활동은 물론, 태풍의 경로와 강도, 강수 패턴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1973년 이후 부산·울산·경남의 가을철 기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온도 변화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과거의 경험과 기존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극한 기상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은 커지는 자연의 불확실성으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고 사회·경제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 속 정보뿐 아니라 다각적인 기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날씨누리’와 모바일 앱 ‘날씨알리미’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기상예보와 특보, 실시간 위험기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월별, 계절별 활동을 계획할 때는 ‘1개월 및 3개월 기후전망’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도시기반시설 조성, 농·수산업과 산업 분야에서 미래의 기후변화를 고려한 대응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기후정보포털’의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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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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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가을 앞에서, 기후변화를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과학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날씨를 이해하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이자 안전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 기상청도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더욱 실효성 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