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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부터 두 달간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남구 대연동의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 입구 모습. 부산 남구청은 손님들이 일반음식점에서 금지된 춤을 췄다는 이유로 이같은 처분을 내렸다. 국제신문 DB |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라이브클럽과 같은 소규모 공연장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법 개정 작업에 나섰다.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하던 라이브클럽을 공연법상 공연장으로 인정하고 음식이나 주류 판매도 허용해 현장의 운영방식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부산 인디밴드의 성지라 불리는 오방가르드가 관람객의 춤을 이유로 2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후 일반음식점도 유흥주점도 아닌 라이브클럽의 별도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박 의원은 이를 위해 관련자 면담 등을 거쳐 공연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부산대 앞, 경성대·부경대 앞, 서면, 광안리 등지에 산재한 라이브클럽은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생겨나 비주류 공연문화의 산실로 관심받기 시작했으나 저변이 확대될 만하면 법(음식점에서 라이브공연 금지)이 발목을 잡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재기하려 하면 또 다른 규정(음식점에서 춤 금지)이 다리를 걸어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머문다. 공연법을 고쳐 라이브클럽이 ‘음식과 주류 판매가 가능한 공연장’이라는 법적 지위를 얻게 되면 밴드 연주와 노래에 맞춰 몸을 좀 흔들었다고 영업정지를 당하는 황당한 일만은 사라질 수 있다.
라이브클럽은 풀뿌리 문화의 터전이다. 여기서 언더그라운드 가수나 인디밴드가 성장해 일부는 주류 음악계로까지 뻗어나갔다. 시대착오적인 규제가 창의적이고 발랄한 청년 문화공간의 자생과 성장을 옥죈다는 문제의식은 30년 이상 지속됐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제도 변화가 수반되지 못한 건 마이너 문화 특성상 일반 대중과 정치권의 주목을 지속적으로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나 부산콘서트홀처럼 수백억 수천억 원짜리 인프라가 속속 구축되는 현실과 비교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꼭 희생양이 나와야만 이 정도 파장이라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안타깝다. 올해 27년째인 부산록페스티벌 무대의 아티스트 상당수가 라이브클럽을 배경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오버와 언더, 주류와 비주류가 얼마든지 공명하며 서로를 살찌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다.
‘오방가르드 사태’는 표적 민원에서 시작됐다. 누군가는 현행 라이브클럽 운영방식에 불만을 품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려면 법 개정 작업이 신속하게 완료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스러운 건 이번만큼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의원, 클럽 소재지 구청장 등이 모두 한목소리로 “낡은 규제를 깨겠다”고 다짐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한두 가지 제도 개선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클럽이 갖는 의미, 지역 문화 기여도,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궁극적인 활성화 방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인디 음악가, 공간 운영자, 문화 소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이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