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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전 부산시장(왼쪽)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지난해 10월 31일 면담에서 생곡마을 소각장 이전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김도읍 의원 홈페이지 캡처 |
부산 강서구 생곡마을에 추진되던 폐기물소각장 사업의 중단 경위가 논란이다. 지난해 박형준 전임 부산시장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 간의 백지화 합의가 적절한 행정 절차나 타당성 검토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추진돼 이미 사업비 수백억 원이 집행된 소각장 건립 사업을 멈춰 세우면서 시장의 공식 지시 문서, 부산시의회 사전 공식보고 등이 없었다는 것이다. 부산시 실무부서도 처음엔 사업 중단이 아니라고 했다가 결국엔 지난해 10월 소각장 타당성 조사 용역을 중단했다. 민선 9기 전재수 시장이 최근 소각장 원안 재추진을 공식화하자 혼란이 처음보다 한층 증폭되는 양상이다.
소각장 필요성은 생곡에 짓자는 쪽이나 짓지 말자는 쪽이나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부산에선 하루 약 1800t 생활폐기물이 발생한다. 2030년부터 가연성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된다. 재활용하거나 태우거나 둘 중 하나다. 부산에 가동 중인 소각장 3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은 하루 약 1300t에 그친다. 그나마도 모두 낡았다. 자원화 시설이 모여있는 생곡마을에 하루 500t 용량의 소각장을 짓자는 계획이 그래서 나왔다. 생곡 주민 과반이 찬성했고, 토지와 가옥 보상이 끝나 이주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걸 멈추려면 이미 집행한 보상금 900여억 원 처리 방안, 대체부지 확보 방안 등에 관해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해 사업 중단 결정 당시 이런 작업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생곡소각장 재추진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주체는 에코델타시티 입주민과 이곳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다. 하지만 생곡소각장 사업은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2017년 3월부터 꾸준히 진행되어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국회의원이다. 물론 10년 전엔 에코델타시티 같은 신도시가 이 일대에 없었다. 그렇다고 훨씬 먼저 시작된 필수인프라 사업이 뒤에 형성된 주거시설 때문에 중단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건 더 큰 분란을 일으킬 뿐이다. 사후에 들어선 주거 시설 여건에는 주변의 이런 환경이 이미 감안되었다고 봐야 한다.
전국 어디를 보든 소각장 부지를 찾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다. 생곡소각장이 최종 무산되면 대체 부지를 찾는 데 앞으로 10년도 부족하다. 당장 4년 후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쓰레기 태울 곳이 없어 다른 도시로 가야 할지 모른다. 거기서 부산 쓰레기를 받아줄 리 만무하다. 지금은 예상만 하는 쓰레기 대란이 진짜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쓰레기 소각장을 반길 사람은 없다. 인근 주민이 이전이나 폐쇄를 요구하는 것도, 지역 국회의원이 그 민원을 고스란히 들고 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부산시 행정은 다르다. 일부 주민과 정치인의 요구에 매번 반응하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예산 낭비, 행정력 낭비는 누가 책임지나. 부산시는 보다 큰 그림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