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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의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김승원 후보자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 대표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을 넣어 임상시험 승인을 받게 했고, 이를 대가로 정치자금을 수수하려 한 정황이 공개되면서다. 다리를 놓은 여성 브로커와 김 후보자가 수차례 주고 받은 문자와 통화 녹취록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 의해 연일 폭로되는 중이다. 김 후보자는 일체를 부인하며 “청탁이 아닌 공익적 민원 전달”이라고 했지만, 그 직후 “승인만 되면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다”는 김 후보자의 통화 녹취가 등장해 신뢰를 잃었다.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 이후 일주일간 터져나온 의혹을 종합하면 이 사건은 신약 개발을 둘러싼 지저분한 복마전 그 자체다. 신약 개발업체 대표는 코로나 치료제의 안전성 실험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채 허위 자료로 김 후보자를 통해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을 따냈다. 이 과정에는 유흥업소 출신 여성 사업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상시험을 전후한 불법행위는 이게 끝이 아니다. 업체 대표는 임상시험 승인 직전에 자기 주식을 다른 회사에 팔아 수십억 원을 챙겼고, 여성 브로커도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김 후보자가 식약처 청탁에 성공한 덕분이다. 김 후보자 역시 후원금 명목 자금을 챙기려 했으나 한도 초과로 불발됐을 뿐이다. 많은 소액 주주가 금전적 피해를 보고 엉터리 신약이 시장에 나올 뻔했다. 이게 공익 민원인가.
‘코로나 신약 로비 사건’을 특정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김 후보자의 청탁을 받아 비교적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승인한 당사자는 문재인 정부의 식약처장이다. 뿐만 아니다. 이 사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돼 검찰 수사로 넘어간 뒤 개발업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1차 때에는 기각됐다. 담당영장판사는 김 후보자, 여성 브로커 등과 함께 술집에서 찍힌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검찰의 사건수사팀은 김 후보자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12·3 비상계엄으로 정국이 어수선하던 시기 슬그머니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김승원 게이트’를 넘어 ‘김승원 특검’을 해도 부족할 사안이다.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의원모임 대표 출신인 김 후보자는 사법정의 구현에 앞장서야 하는 법무부 장관으로는 치명적인 결격 사유가 있다는 게 애초 여론이었다. 그러나 이후 드러난 각종 의혹은 자질이나 자격 유무 차원을 뛰어넘는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까지 후보 자격을 유지하는 게 맞는지 이재명 대통령은 재고해야 한다. 청년 정치인의 탈을 쓰고 갖가지 내로남불 행각을 벌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이재명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의 지명을 철회하고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지시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