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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대적으로 통폐합한다. 발전 5개사와 항만공사 4개사를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능을 분리해 2개 기관으로 재편한다. 유사·중복기능 일원화는 11개, 자회사·소규모 기관 통합은 83개 기관이다. 이런 방식으로 공공기관 109개를 감축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3일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원칙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두고 정지작업을 하겠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통폐합이나 분할 대상으로 지목된 공기업 상당수가 부산 울산 경남 소재 기업이어서 향후 파장에 촉각이 곤두선다.
현재 공공기관은 342곳이고 1차 이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본사 기업은 162개사에 이른다. 방만 경영이나 기능 중복 등 문제점은 숱하게 지적되어 왔다. 역대 어느 정부도 과감하게 정리하지 못했고 정권과 낙하산 경영진이 공생하면서 묵인해온 게 사실이다. 문제는 공공기관 다이어트 불똥이 엉뚱하게 이들 기업 본사가 있는 동남권에 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부산 인천 울산 여수에 흩어진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한국항만공사’로 일원화 하는 안,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을 ‘한국발전’으로 합치는 안, LH를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하는 안 등이 그것이다.
4개 항만공사 가운데 부산의 자산 규모가 제일 크고 상징성도 있다. 그러나 항만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약화, 지역 간 경영실적 격차 등을 이유로 본사 유치가 가장 유력한 부산에서조차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발전 5개사 통합도 우려가 앞선다. 부산엔 한국남부발전, 울산엔 한국동서발전, 경남엔 한국남동발전이 있다. 통합본사가 어디를 가도 나머지는 기능 축소를 떠안게 된다. 전북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를 위해 법까지 만들고 있다. 경남의 LH 역시 ‘순살아파트’ ‘전관특혜’ 등으로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분리된 두 기관이 모두 진주에 잔류하지 않는 한 경남은 수혜지역으로 보기 힘들다. 공기업 개혁이 국토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부산 울산 경남은 정부의 중앙행정부처와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앞두고 각자 리스트를 만들어 유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법무부 성평등부 검찰 경찰 등을 내년 상반기부터 세종에 순차 이전하고, 공공기관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행정기관이나 공기업 모두 기관명은 언급하지 않은 채 행정기관 이전지가 세종이 될 것이라는 방침과 착수 시점만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행정기관이라고 세종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과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은 금융도시 부산이 최적지다. 부산시는 올 연말 행정 및 공공기관 이전안 확정 전까지 유치 극대화, 불이익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