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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도시 부산, SMR 선점 골든타임 놓쳐선 안 된다

2035년 상용화 목표로 기장서 실증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경쟁서 앞서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9-01 18:56:2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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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왼쪽)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4일 방한해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HD현대 측은 양측이 ‘육상 원자로의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HD현대 제공
정부와 부산시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 행보에 나선다. 오는 2035년 상용화가 목표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본부 내 ‘혁신형 i-SMR’ 사업이 본격화 하면 이를 계기로 국제 인증 및 기술 표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가장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단이 SMR이라는데는 대체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졌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재생에너지보다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서다. SMR을 한국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고 나아가 세계 시장까지 넘보려면 갈 길이 바쁘다. 국제신문이 ‘600조 SMR시장 부산이 선점한다’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다.

원자력발전소는 주민 거부감이나 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에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구 지을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하다. 그에 비해 SMR은 가동과 냉각 방식 등이 기존 원전과 달라 비교적 안전하고 건설 비용과 공기 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사이즈가 작아 입지 확보도 크게 어렵지 않다. 깨끗한 에너지원이라는 원전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안전성 확보와 주민 수용성이라는 난제까지 상당 부분 극복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가의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 종목과 동남권 4대 성장엔진으로 모두 SMR을 꼽았다. 반원전 정책을 펴온 진보 정부이지만 전력 공급 대책을 SMR 밖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원전은 한번 짓고 나면 수십 년간 유지 보수 연료공급이 이어지는 장기 사업이다. 초기 선점이 후속 수주와 관련 네트워크를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인 것이다. 세계 각국이 자국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현재 SMR 기술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고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에 4, 5년 뒤진 것으로 평가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SMR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했다. 빌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인 원전 기업 테라파워는 올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건설 허가를 받고 한 달 만에 착공에 들어갔다.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러시아, 이에 못지않은 점유율을 가진 중국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부산은 국내 첫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있는 도시다. 원전 운전 경험이 국내 어느 도시보다 풍부하다는 뜻이다. 뿐만이 아니다. 부산 울산 경남 일대에는 원전 설계와 소부장 기업, 연구개발(R&D)센터, 전문인력 등 인프라가 짱짱하다. 최근엔 수명을 다한 원전을 해체하기 위한 기술연구소도 들어섰다. 설계 건설 운영 해체에 이르는 전주기의 경험과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 최대 원전밀집지라는 지금까지의 단점은 SMR 시장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SMR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블루오션이다. AI가 주도하는 산업혁신 시대에 큰 잠재력을 가진 분야다. 기회는 먼저 움직이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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