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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재정경제부 보고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사상 최대 규모인 총지출 820조9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한 해 정부 예산이 80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올해 사상 첫 700조 원 돌파 이후 1년 만에 앞자리가 바뀌었다. 총지출 증가율도 13%에 육박해 역대 최고치다. 정부는 나아가 2030년 총지출 계획을 1005조2000억 원으로 제시, 4년 뒤 ‘국가 예산 1000조 원 시대’를 예고했다. 건전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의 전환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역대급 총지출은 총수입 증가로 인해 가능해졌다.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법인·소득세가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내년 정부 총수입은 올해(675조2000억 원)보다 무려 30%나 폭등한 880조8000억 원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적극 재정을 통해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미래 성장엔진 확충, 청년 지원, K자 양극화 대응, 국민 안전평화 등 5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견인하고 지방주도 성장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늘어나는 지출의 강조점이 ‘지방’에 맞춰진 것은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다. 지방주도 성장 관련 예산이 올해 16조1000억 원에서 33조 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5극3특’ 성장엔진 육성에 9조8000억 원을 배정했다. 올해(2000억 원)보다 50배 가까이 급증한 액수다. 지역 필수의료 지원이 올해 8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내년 신입생부터 지방국립대(30개교)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이를 위한 특별회계·기금이 내년 대거 신설된다.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 대표적이다. 이는 추가 세수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같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조성돼 ‘지방’ 등 4대 계정에 투입된다.
지역과 관련해서는 부산을 거점으로 추진되는 북극항로 개척사업 예산이 올해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2배 확대되고,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특화인력 양성사업이 신설된다. 또한 내년 5극3특 중 비수도권 권역별 성장엔진에 총 1400억 원이 투입되는데 동남권은 첨단 조선·해운, 우주항공·방산, 미래모빌리티 혁신제조, 차세대 원전·에너지 등 4개 산업이 이날 제시됐다. 부산 울산 경남은 이번 슈퍼예산을 주력산업과 신산업을 아우르면서 지역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확실히 활용해야 한다.
확장재정과 통화긴축의 충돌은 여전히 큰 우려를 남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강력한 긴축 시그널을 보내는 상황에서, 정부가 820조 원이 넘는 초대형 확장재정을 발표한 것은 정책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중요한 건 물가 관리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각별한 물가 관리를 당부하지 않았나. 확대돼 풀리는 재정이 지방주도 성장이나 취약계층 등 필요한 곳에 핀셋 지원돼야 물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묘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