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온천천에서 ‘온천천 도서전’을 열어보자

서희원 독립서점 책방 ‘감’ 대표

  • 서희원 독립서점 책방 ‘감’ 대표
  •  |   입력 : 2026-08-25 18:49:2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오는 11월 15일, 국제신문이 주최하는 마라톤대회에 하프 마라톤을 신청했다. 신청 접수가 10분 만에 마감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마라톤을 뛰는 것보다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개인적으로 마라톤에 입문한 지 올해로 26년째다. 나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함께 마라톤을 시작한 오랜 친구의 이야기에 따르면 시작은 2001년이었다. 어느 날 저녁 9시 뉴스를 보며 맥주를 한잔하고 있는데, 이봉주 선수가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소식을 시청하면서 술김에 둘이 의기투합해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온천천에서 뛰는 사람을 보면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달리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제는 ‘마라톤 붐’이라는 것을 체감한다.

온천천을 달리다 보면 뛰는 사람, 걷는 사람, 춤추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거리공연을 하는 사람, 농구를 하는 청소년들,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이 온천천을 자신의 공간처럼 이용하는 것을 느낀다. 기초자치단체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한 가지 생각이 늘 머리에 맴돈다. ‘온천천에서 책 관련 행사를 열면 얼마나 좋을까?’ 부산 곳곳에서는 이미 다양한 독서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수영구에서는 10월에 ‘광안리 해변도서전’을 개최하고, 사하구는 다대포 해변공원에서 ‘부산바다도서관’ 하반기 행사를 개최한다. 북구에서는 9월 12, 13일 만덕도서관과 백양근린공원 일원에서 ‘낙동독서대전’을 열고, 중구에서는 보수동책방골목을 중심으로 야외 독서 축제를 개최한다. 9월과 10월이 되면 여러 자치구에서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독서문화 행사가 이어진다.

온천천은 어떨까? 온천천은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 3개의 구를 잇는 공간이다. 나는 온천천에서 ‘온천천 도서전’을 열어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이 도서전을 기반으로 특정한 행사 기간에만 책을 만나는 도서전이 아니라, 도심의 일상에서 주민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온천천은 그런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잔디밭이 있고 앉을 수 있는 계단과 벤치도 있다. 봄과 가을이면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거나 독서 모임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온천천에서 북토크를 열고, 작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시민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주제로 토론하고 자기 생각을 나누는 열린 광장처럼 만들면 좋겠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온천천 어디에서나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보자. 온천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도서관’이 되는 것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면서 책 읽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클릭 한 번이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답을 손쉽게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사고의 외주화’라는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내 생각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보다 누군가가 정리해준 생각과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시대다.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존재’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책을 읽어야 하고 읽는 것에 소중함과 중요함을 알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니다. 한 문장을 읽고 멈춰 생각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면서 자기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나는 온천천의 큰 나무가 있는 벤치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드러누워서 종종 책을 읽곤 했다. 그래서 온천천에서 책을 들고 걷는 사람을 상상해 본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는 사람, 친구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작가와 시민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상상한다. 봄과 가을이면 곳곳에서 작은 독서 모임이 열리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풍경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나둘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온천천은 단순히 운동하고 산책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이 생각하고 만나고 대화하는 열린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푸틴과 손잡은 트럼프, 러시아 경유 공급키로…대러 제재 완화
  3. 3“여기가 이란이냐” 美 총기난사범 사형 온라인 생중계 앞두고 비판 속출
  4. 4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5. 5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6. 6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7. 7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8. 8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9. 9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10. 10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7. 7“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최태원 회장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흐려져…가끔 비 내리는 곳도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7. 7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8. 8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9. 9“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10. 10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