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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신임 대법관 2명을 청와대에 임명 제청한 다음날인 19일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난 18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손 부장판사 제청은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5개월만이다. 다음 달 퇴임 예정인 이 대법관 후임까지 늦어지면 대법원 공석이 2명으로 늘어나 이번에 동시 제청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찾아가 대면 제청하던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통보한 게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제2 사법쿠데타’라는 격한 언사까지 나왔다. 청와대 역시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대법관 후보는 대통령 임명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대통령 임명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조 대법원장의 서면 임명 제청이 예외적이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간 과정을 보면 이렇게까지 매도당할 일은 아니다.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노태악 후임으로 추천한 사람은 4명이다.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선호하는 인물이 갈렸다. 좀처럼 조율이 되지 않자 대법원은 청와대가 2순위로 꼽았던 인물로 양보했는데 이마저 거부당했다고 한다. 청와대가 ‘이재명 정부 첫 여성 대법관’이라는 상징성 운운하며 1순위로 밀었던 인물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남편이 이재명 대통령 지명 몫의 현직 헌법재판관이다. 부부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을 맡은 전례가 없고, 재판소원제 체제에서는 이해충돌 우려마저 있다. 서면 제청은 대법원장의 대통령 패싱이 아니라 청와대 고집이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파기 환송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을 쫓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탄핵이 여의치 않자 차선책으로 밀어붙인 게 대법원 무력화 작업이다. 재판소원이라는 이름의 4심제, 판사 처벌 근거인 법왜곡죄, 대법원 정원 확대 등이다. 대법관 증원분(12명)은 이재명 정부에서 전원 임명 가능하다. 그 전에 한명이라도 더 넣으려던 게 이번 사달의 원인 아닌가. 안 그래도 이 대통령 재판의 최종 판단이 걸린 대법원 구성을 조금이라도 유리한 쪽으로 바꾸려 한다는 의심이 세간에 파다하다.
임명 제청된 두 후보는 비서울대 출신으로 정치색은 옅고 법률지식이나 실무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측면에서 일단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들의 적합 여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근차근 따지면 될 일이다. 대법관 임명 제청을 앞두고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대면은 관례일 뿐 법적 의무가 아니다. 똑같은 일이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졌다면 대법원장이 아니라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민주당이다. 툭하면 대법원장 사퇴 혹은 탄핵을 입에 올릴 만큼 민주당은 삼권분립 원칙이 우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