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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녹조로 뒤덮인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논을 본지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국제신문DB |
낙동강 유역 등지의 주민 소변에서 녹조(남세균)독소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11일 발표돼 충격을 준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김동은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낙동강 유역과 수도권 일대 19세 이상 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같이 드러났다. 연구팀이 1, 2차에 걸쳐 소변 시료 총 150건을 분석한 결과 29건(19.3%)에서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지역별로는 낙동강 유역인 부산, 경남 창원·창녕, 경북 고령, 대구 등 시료 90건 중 17건(18.9%), 호수·저수지를 낀 경기 수원·의왕·평택 등 수도권 60건 중 12건(20%)에서 발견됐다. 특히 동남권에선 부산이 27건 중 6건(22.2%)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고, 창녕이 10건 중 2건(20%), 창원은 11건 중 1건(9%)이 확인됐다. 마이크로시스틴 유형별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인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한 MC-LR과 비교적 독성이 덜한 MC-YR 및 MC-RR 등 3종이 검출됐는데, 이 중 대표적인 간독성 물질인 MC-LR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민 생체시료에서 발암 가능성이 있는 독성물질이 실제 확인된 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녹조의 독성이 인체는 물론 농·축·수산물 등 어디까지 스며들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낙동강 유역 주민의 녹조독소 노출 우려가 한층 커지면서 지역사회 불안감은 깊어진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은 근본적인 녹조 관리방안을 촉구했다. 녹조독소의 인체 유입 경로를 규명해 주민 노출을 줄이고 피해를 예방하는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수년 전부터 먹는 물뿐만 아니라 공기(에어로졸 형태)를 통한 인체 흡입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정부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환경부는 “공기 중 녹조독소는 없다”고 부인했다가 부실조사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해 8월에서야 환경단체와 공동조사는 물론 흡입독성 시험을 통해 공기 중 조류독소 위해성도 연구하겠다고 발표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정부는 연구팀의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먹는 물은 물론 에어로졸 대기 확산 가능성 등 녹조독소 위해성에 관한 종합연구·실태조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검출량이나 노출량이 극히 적으면 당장은 문제되지 않겠으나 체내에 지속해서 축적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만큼 장기 추적관찰도 본격화해야 한다. 영양염류 유입을 차단해 오염원을 제거하고, 보 개방을 확대해 물길을 살림으로써 녹조 발생을 줄이는 근본적 처방도 병행하면서 말이다. 지자체도 먼 산 보듯 할 일이 아니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에 국한된 녹조 관련 조사를 공기 흡입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녹조 관리정책이 원수와 먹는 물 중심을 넘어 공기, 농·수산물 등을 포함한 환경보건 정책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