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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 참석해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선거관리위원회의 6·3 지방선거 투표율 조작 의심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초기와 달리 그 범위와 형태가 훨씬 광범위한 정황이 계속 포착되면서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 의원실 분석을 보면 투표율 조작은 투표가 진행된 시간대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 최종 투표율 통계에도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 수영구 광안1동의 오후 6시 기준 투표자는 7137명이었으나 최종 투표자는 7922명으로 785명이나 증가했다. 이와는 반대로 최종 수치가 대폭 줄어든 곳도 있다. 이렇게 현장 집계와 최종 수치 간 오차가 발견된 건 전국 3558개 읍면동 중에서 1971곳, 100명 이상 차이가 나는 곳은 29곳이나 된다.
선관위가 투표 당일 1시간 단위로 공개하는 투표율은 유권자의 투표 여부, 후보 캠프의 막판 선거 전략을 결정하는 중요 지표다. 그런데 이 수치를 현장 직원이 실수로 잘못 입력하거나 처음부터 엉터리로 적어넣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실시간 투표율이 사실은 허수였을 가능성이 강력히 제기되는 것이다. 투표율 조작 의심은 비단 이번 지방선거에 그치지 않고 작년 대선, 2024년 총선, 2022년 대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선관위는 지방선거 당일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하면 다음 시각 보고 시 가감해 보고할 수 있다”는 일종의 ‘조작지침’을 시도위원회에 내린 사실까지 확인됐다. 선거 전 배포한 종합관리지침에서 “철저히 확인하라”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태도다. 집계를 엉망으로 할 거면 무엇 때문에 투표율을 공개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관위는 투표율 집계에 오류가 있었음을 사과하면서도 이를 득표율 조작으로 연결시키지 말라고 강변한다. 실수든 조작이든 투표율에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득표율만 정확하다면 선거관리 전반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조차 이에 편승해 “투개표 시스템을 알면 득표수 조작을 말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6·3을 포함한 여러 선거에서 관외 사전투표 용지가 사라지거나,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후보간 쌍둥이 득표가 나오거나, 득표 수가 중복 입력 혹은 누락되기도 하는 등 개표 과정이나 결과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례가 넘친다. 국민으로서는 투표율 조작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초현실적인 일이 개표에서는 없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과정이 이 지경인데 결과가 올바를 것이라 믿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선관위 사태는 투표용지 부족이나 투표율 조작 규명만으로 끝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서울 올림픽공원 내 투표지 재검표 논란도 주변 문제일 뿐이다. 쟁점은 개표관리 공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선관위 특검’ 추천이 임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본질에서 벗어난 사안으로 입씨름 할 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발족해 투개표 시스템 전체를 들여다 봐야 한다. 늦어질수록 증거만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