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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최저임금, 윤석열 정부를 닮아가나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  |   입력 : 2026-07-27 18:44:4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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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7년 최저임금 상승률을 3.7% 상승한 1만700원을 확정했다.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 223만6300원이다. 공익위원이 추천한 1만600~1만860원 사이에서 결정된 값이다. 지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최저임금의 연평균 상승률은 2.7%이다. 기하평균과 산술평균 값이 수렴한다. 2027년 상승률을 포함하면 20년 가운데 최근 4년 상승률 평균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다. 지난 3년간 최하위직 공무원 명목임금상승률 6.16%와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최저임금 상승률은 최저임금 노동자에게만 적용되지 않는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최저임금에 적용받는 노동자들을 포함해 하위 20% 내에 있는 노동자에게 포괄적인 영향을 준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아지면 최저 임금을 받는 노동자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임금노동자들도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자 전체 임금상승률이 높아진다. 최저임금 바로 위 저임금 노동자들은 대부분 5인 이하 영세사업장이나 소비자서비스업 종사자들인데, 이들 임금 상승에서 최저임금 상승이 갖는 압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낮아지면 임금불평등은 심화된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를 보면 2008년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 비율은 55.5%였지만 2021년 72.9%까지 상승한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평균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규직 임금상승률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24년 이후 급격히 감소한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 비율은 2024년 66.4%, 2025년 65.2%로 감소한다. 아직 2026년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비정규직 임금비율이 개선될 여지는 거의 없다. 2026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고작 2.7%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노동 측 위원과 사용자 측 위원 간의 갈등이 부각된다. 이 경우 예외 없이 공익위원 측이 제안한 값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공익위원은 독립성이 있다기보다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 2024년, 2025년 최저임금상승률은 윤석열 정부 때 결정됐고, 2026년, 2027년은 이재명 정부에서 결정된 값이다. 최저임금 상승률만으로 볼 때 윤석열 정부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들은 노동시장에서 최하위 계층에 속하는 이들의 존재를 아예 없는 것처럼 취급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저임금 상승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과장된 측면이 많다. 우선 전체 자영업자 569만 명(2023년 기준) 가운데 고용인이 없는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고용인이 없거나 무임금 가족 노동력을 활용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최저임금 상승이 영업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전체 노동자 임금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가계의 총수요를 증가시켜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을 낮추고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임금소득자로 전환되는 게 경제의 건강성을 더 높인다.

매우 높은 최저임금 상승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지난 20년의 역사를 통해 5~7% 내외의 상승에 잘 적응해 왔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임금 격차도 해소됐고, 불평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그럼에도 왜 현 정부는 최저임금 상승률을 낮게 유지하려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이에 부정적인 언론들이 여론을 호도하고 갈등이 심화된다. 지지율이 낮아진다는 말이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하고, 임금소득 불평등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현 정부가 관심을 두는 AI, 첨단산업의 성장은 고소득층 임금소득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부를 제공하고 그가 추진하는 주식시장 정상화 역시 고임금 소득자들을 위한 것이다. 꾸준히 주식시장에 투자할 여력은 이들 계층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받고 있거나 그 언저리에 있는 이들은? 어쩌다가 한 번씩 정부가 뿌리는 생활지원금과 같은 현금성 지원에 만족해야 하는가? 일 잘하는 정부란 부유한 자들을 더 이롭게 하는 정부를 의미하는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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