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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메모리 쇼크’와 ‘지상군 투입’ 불확실성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진 투자컨설팅 대표

  •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진 투자컨설팅 대표
  •  |   입력 : 2026-07-20 18:46:2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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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했다. 올 11월의 중간 선거를 생각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모함 그 자체였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물귀신 작전’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어쨌거나 결정은 트럼프가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행보는 패권국 미국이라는 위치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었다.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사실이고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됐고 겨우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전 종전 MOU 서명을 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가령 이번 MOU만 보면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60일간은 자유항행을 보장한다’고 돼 있지만 바꿔 말해 60일 후엔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이걸 항구적인 자유항행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란 정부는 60일 이후 ‘서비스료’를 받겠다고 한다. 확률적으로 이란은 60일 후인 8월 말부터 통행세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이때부터 미국은 통제할 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각국 정부의 비축유는 소진되고 8월 초엔 그 무섭다는 ‘재고 바닥’이 터지고 만다. 8월 말에 지상군을 투입한다? 이건 트럼프에겐 너무 큰 부담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쟁을 개시한다면 미국 민주당은 쾌재를 부를 것이다. 그래서일까, 빠른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은 지금까지 패턴과 매우 다르다. 그간의 공습이 일종의 ‘약속대련’ 같은 것이었다면 이번엔 해안 감시시설을 파괴하고 방공망을 초토화시키고 치명적이라는 드론 창고를 폭격했다. 심지어 민간 도로와 항만시설까지 일부 공격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시기가 걸린다. 정말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7월에 시작해 7월에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바꿔 말하면 7월에 지상군 투입을 못하면 트럼프는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에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이처럼 이란전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와 한국증시엔 또 하나 커다란 불확실성이 터졌다. 그토록 믿어왔던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는 주장이다. 그간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번엔 다르다고, 더 이상 메모리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고, 사이클이라고 해도 정점은 2028년 정도라 말해왔지만 정작 증시는 우릴 ‘배신’해버렸다. 300만 원을 향해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60만 원대까지 급락했다. 이 ‘메모리 쇼크’의 가장 큰 근거는 그간 앞다퉈 AI칩을 사들이던 미국 빅테크들, 일명 ‘하이퍼스케일러’가 각성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다.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과다투자할 일이 아니고 내부 재무상태 역시 녹록지 않아 천문학적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야 할 정도가 됐다. 특히 매번 이렇게 돈 쓸 수 없으니 값싸게 자신들 스스로 AI칩을 만드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메모리 반도체’는 금 그 자체는 아니다. 금광에서 금을 캐기 위해 필요한 곡괭이의 일부를 제공하는 도구인 셈이다. 그런데 금을 캐는 인부들이 곡괭이를 덜 사겠다거나 더 싼 도구를 이용하겠다고 해버리면 K-반도체엔 치명적 악재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중국 반도체도 우리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달 말 상장되는 창신메모리와 연내 상장할 양쯔메모리, 이들이 무서운 이유가 있다. 바로 공산당과 한몸이라는 사실이고 향후 본격적인 ‘치킨게임’에 들어간다면 중국 반도체를 이길 곳은 그 어디도 없을 것이다.

트럼프의 미 지상군 투입과 메모리 쇼크. 아직은 불확실성 그 자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확실성으로 바뀌는 순간 파급효과는 핵폭탄급이다. 가령 지상군 투입의 경우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는 전 고점인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미국 경제의 소비력이 급감할 것이다. 물론 빠르게 정리된다면 급반등의 모멘텀도 존재한다. ‘메모리 쇼크’는 당장 7월 말까지 이어지는 구글 메타 애플 등 빅테크의 실적발표와 콘퍼런스 콜에서 일정 부분 확인이 될 것 같다. 우리가 기대하는 답변은 “AI투자는 늦출 수 없고, 더 과감하게 CAPEX를 확장할 것”이다. 반면 단 한 곳이라도 삐끗해 버리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2가지 재료 모두 7월이 고비다. 낙관보다는 비관이, 예측보다는 대응이 내 재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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