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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제2의 심장, 종아리

한일용 해운대백병원 흉부외과 교수

  • 한일용 해운대백병원 흉부외과 교수
  •  |   입력 : 2026-07-19 18:45:1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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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을 찾은 환자에 자주 듣는 질문은 ‘다리가 부었는데, 정맥류이냐’는 것이다. 하지부종은 정맥류뿐만 아니라 정맥의 흐름이나 림프순환에 질병이 있을 때 생긴다. 때로는 콩팥 간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도 다리부종이 생길 수 있고, 림프종 같은 종양이 숨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의 부작용일 수도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질병인 까닭에 환자들은 하지정맥류를 걱정하는 것 같다.

먼저 정맥질환으로 하지부종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정맥은 겉정맥(표재정맥)과 속정맥(심부정맥)으로 나뉜다. 겉정맥은 피부에 보이는 정맥으로 흔히 정맥 주사나 수액을 맞을 때 사용된다. 오랫동안 같은 혈관에 링거나 주사를 맞으면 그 부위 겉정맥이 딱딱하게 굳어지거나 막히기도 하는데, 겉정맥은 얼기설기 그물망처럼 연결된 구조여서 일부분이 막히거나 떼어내도 정맥의 흐름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겉정맥이 늘어나 울퉁불퉁하게 변형되는 질병이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정맥류는 수술로 제거하거나 레이저, 약물 등으로 폐쇄시키는 치료를 한다.

정맥순환에서 더 중요한 것은 몸속 깊이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속정맥이다. 심장으로 혈액을 되돌려 보내는 주된 통로 역할을 하므로 겉정맥과 달리 꼭 필요하다. 이 속정맥에 문제가 생기면 심한 하지부종이 갑자기 생기는데, 혈전이 가장 흔하다(심부정맥 혈전증). 정맥은 심장 쪽으로 흐르므로 속정맥을 따라 심장으로 흘러 들어간 혈전이 심장에 쌓이거나 폐동맥을 막을 수도 있다. 심하면 심정지 호흡곤란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므로 심한 하지부종이 있다면 가장 먼저 감별해야 한다.

림프질환도 하지부종의 한 원인이다. 림프액도 정맥과 마찬가지로 심장 쪽으로 흐르는데, 림프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흐르지 못하는 림프액이 서서히 고여 장기적으로 심한 하지부종이 발생한다. 아주 심하면 코끼리 다리처럼 거대하게 변형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심장 기능이 좋지 못하거나, 콩팥이나 간기능이 악화해도 하지부종이 발생한다. 야식으로 짠 음식을 먹은 후 얼굴이 붓듯 전해질 불균형이 있어도 몸이 붓는다. 고혈압 약, 진통소염제, 호르몬제 등 복용하는 약물이 수분 배출을 막아 부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단순하게는 구두나 하이힐을 신고 장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하지정맥의 압력이 높아져 하지부종이 생길 수 있다.

비슷한 하지부종임에도 그 원인은 이처럼 다양하다. 부종은 흔하고 단순한 증상이나, 때로는 복잡하고 위험한 질병의 적신호일 수도 있어 여러 검사를 통해 감별을 해야 한다. 만약 하지부종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며칠 동안 지속되고, 한쪽 다리만 붓는 경우, 부종과 더불어 다리에 통증 열감 발진이 동반되는 경우, 숨이 차거나 가슴통증이 동반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각한 질병이 없는 일반적인 하지부종이라면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틈틈이 종아리나 발을 주무른다. 직업상 어쩔 수 없다면 정맥의 순환을 돕는 의료용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휴식이나 취침 때 다리 아래 쪽에 베개를 놓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여 정맥이나 림프액 흐름을 돕는다. 체내 염분은 수분을 끌어당겨 부기가 심해지므로 맵고 짠 음식을 피한다.

종아리는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다리의 혈액을 중력을 거슬러 다시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므로 흔히 ‘제2의 심장’으로 부른다. 종아리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은 혈관을 압박해 정맥순환을 개선시킨다. 발 뒤꿈치를 천천히 올렸다 내리는 동작(까치발 들기), 걷기 수영 자전거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운동 후에는 충분한 다리 스트레칭도 하지부종의 치료와 예방에 중요하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게 더 중요한 이즈음이다. 묵묵히 오랫동안 수고하는 기특한 다리에 좀더 신경을 써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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