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 주요 도시는 여름에 집중적으로 음악축제를 연다. 교향악단의 비시즌을 활용, 클래식음악 중심의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다. 당대 최고 음악가들이 출연하는 축제를 통해 관광객은 문화예술로 휴가를 즐기고, 도시는 몰려드는 여행객들로 관광산업 활성화란 경제효과를 누린다.
모차르트 고향에서 열리는 100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상주 악단으로 활약하며 매년 화려한 라인업이 눈길을 끈다. 올해도 구스타보 두다멜,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슈퍼스타가 총출동한다. 스위스 루체른페스티벌은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향연이다. 1938년 출범한 이 축제는 2003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루체른페스티벌오케스트라(LFO)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LFO는 현재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축제 상설악단의 롤모델이 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130년 역사의 BBC프롬스가 열린다. 공영방송사 BBC가 주관하는 음악제로 올해는 더 주목받는다. 오는 17일 개막공연에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기 때문이다. 미국 LA의 할리우드볼페스티벌은 북미의 대표적 야외 음악제다. 독일 바이로이트페스티벌은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한 전설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각인됐고, 이탈리아 베로나페스티벌은 로마 원형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축제로 유명하다.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이 지난 2~8일 열렸다. 정명훈 클래식부산(부산콘서트홀·부산오페라하우스 총괄) 예술감독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시작으로 말러 교향곡 5번,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양인모 협연),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지휘해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브람스 4중주 공연에선 직접 피아노 연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의 원맨쇼급 강행군은 끝나지 않았다. 11, 12일 북항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1년 앞두고 야외 오페라 ‘카르멘’을 지휘한다. 정명훈은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지휘했다. 오는 12월 라스칼라극장 음악감독 취임을 앞두고 지난달 밀라노에서 연 서막을, 부산에서 다시 펼치는 것이다.
정 감독이 클래식부산 수장직을 2년 더 맡기로 했다. 개관 1주년 공연에서 증명한 정명훈이라는 문화자산을 임기 동안 충분히 활용해 ‘부산콘서트홀·오페라하우스페스티벌’을 부산을 대표하는 세계적 음악제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이만한 문화상품이 또 어디 있겠나.
이선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