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도가 떨어질 뿐 부산시의회는 진작부터 주요 회의를 온라인으로 생중계 해왔다. 본회의는 2004년부터, 임시회와 상임위원회는 2005년부터다. 의정활동 실시간 공개는 시의원 존재감을 어필할 기회다. 몇년 전 시청률이 저조한 자체 플랫폼이 아니라 지역 케이블TV가 시의회 생중계를 예고하자 재적 47명 중 22명이나 5분 발언을 신청한 이유다. 하지만 정작 예민한 주제가 나오면 생방 종료 후 논의하기로 한다거나 도중에 중계를 끊기도 해 종종 ‘밀실 의정’이라는 비판 빌미를 제공한다.
생중계는 이재명 정부를 대표하는 소통 방식이다. 지난 1년간 국무회의는 33회, 부처 업무보고와 정책회의 공개는 465건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잘하는 이에게 아낌 없는 칭찬을, 미진한 이에게는 가차 없는 질책을 가하는데 능수능란하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그대로 송출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부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생중계를 고집하는 건 업무 파악과 장악에 자신 있다는 뜻일 것이다. 15일부터 시작되는 2차 부처 업무보고도 국민 200명이 참관한 가운데 생중계될 예정이다.
중앙정부의 생중계 바람이 지방정부까지 불고 있다. 거의가 더불어민주당 단체장 지역이다. 부산시는 지난 6일 민선 9기 첫 확대간부회의를 생중계 했다. 전재수 시장 주재로 부산시 간부, 구·군 부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부산시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됐다. 전 시장이 모두와 마무리 발언을 하고 간부들이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읽으며 보고하는 자리에서 기대했던 치열한 토론이나 논의는 없었다. 부산시는 전재수 시정 첫날인 지난 1일에도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생중계로 진행했다. 울산에선 김상욱 시장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공무원들을 몰아세우는 장면이 ‘김상욱TV’로 공개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김해 충남 전북 제주 등도 간부회의 생중계가 대세다.
회의 생중계는 대통령이나 시장이 언론이라는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국민과 시민에게 바로 닿는 방법이다. 그러나 한계가 만만찮다. 일반 국민이 보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는 공무원들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기 어렵다. 낙인 효과를 두려워해 회의가 기계적인 분위기로 흐르기 십상이다. 진짜 민감한 의제는 다룰 수조차 없다. 공무원을 지나치게 닦달하면 통쾌함은 잠시이고 얼마 안가 수장 자질을 의심받기 쉽다. 생중계의 취지는 투명성 확보이나 그 자체가 투명한 행정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강필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