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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 시행된다. 가짜뉴스 유포로 피해를 입힌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한다. 사진은 가짜뉴스 유포를 연출한 모습. 아이클릭아트 제공 |
7일 시행을 앞둔 개정 정보통신망법(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온라인상에서 고의적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짜뉴스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민주주의의 신뢰를 훼손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입법 취지 자체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강한 규제 수단이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영역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학계에서도 규제 기준이 모호하고 과잉 처벌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안의 재검토를 요구해 왔다. 지난 5월에는 5만 명 이상이 ‘개정 정보통신망법 철회 국회 청원’에 동의하기도 했다. 국제 언론계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성명을 통해 해당 법이 언론 활동과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입법이 단순한 내부 규제를 넘어 국제적 기준과의 괴리가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정치권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된다. 한동훈 의원은 위헌성을 지적했고 김재섭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과잉 삭제’와 ‘사전 검열’ 가능성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핵심 쟁점은 허위정보의 판단 기준과 책임 범위의 설정이다. 사실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롭게 밝혀지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쟁점 사안은 해석과 평가가 엇갈리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고의성과 허위성 판단이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된다면 언론사와 유튜버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논쟁적 사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허위·조작 정보로 의심되는 게시물을 보다 빠르게 삭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의 최종 판단 이전 단계에서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나선다면 정당한 비판과 토론이 함께 위축될 수 있다. 사실 검증 역할을 맡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특정 사안에 대해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한다면 정치적 논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방미통위가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받기 때문에 독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없기 때문이다.
허위·조작 정보가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대응 방식이 과도하면 또 다른 형태의 정보 통제와 위축 효과를 낳을 위험 역시 존재한다. 정부는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과잉 규제나 자의적 법 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국회 역시 독소조항과 시행 이후 드러나는 부작용을 꼼꼼히 살펴 신속한 개정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