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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대회 현장을 보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선언했다. AP 연합뉴스 |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면서 중동 전쟁이 마침내 사실상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마무리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고 말했다. 이란 안보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최고국가안보위원회도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과 군사작전이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된다”고 확인했다. 공식 종전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 미국과 이란은 MOU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그 시점부터 60일간 이어질 추가 협상 때 이란 비핵화와 대이란 제재 해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종전 합의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106일 만에 나왔다. 양측은 지난 4월 7일 휴전에 돌입하며 협상을 개시한 지 두 달여 만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전쟁을 둘러싼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추가 협상 기간에 주요 안건인 핵협상을 두고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데다, 미국과 함께 이번 전쟁의 한 축을 이룬 이스라엘이 ‘나쁜 합의’라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날 합의 발표 직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공습했다. 이스라엘이 앞으로도 미국 의도와 상관없이 독자적 군사 행동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건 다행이다. 특히 전체 수입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해협 개방으로 최악의 고비는 넘긴 셈이다. 그간 이곳이 막히면서 에너지 시장은 물론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 수급이 차질을 빚는 등 산업 전반에 셧다운 위기가 확산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며 생산·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했고,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500원 대로 치솟는 등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에 한국 경제가 짓눌렸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으로 1.5%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보는 등 경기하방 불안도 높아졌다.
종전으로 이런 위험에서 숨통은 트였으나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우려가 크다.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급락하는 등 시장은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쟁 과정에서 훼손된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이 재가동을 거쳐 글로벌 공급망을 회복하는 등 완전한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수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고환율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고, 종전이 국내 경제성장률을 반등시키는 효과 또한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는 전후에도 지속될 ‘중동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대외충격에 강한 체질로 경제 구조를 개선하는 등 장단기 처방을 동시에 실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