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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선거 관리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고, 개표 결과 입력 오류 등이 확인되면서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선거 관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민주주의의 정당성 역시 위협받는다.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선거 관리에서 무능을 드러낸 선관위를 개혁하는 일이 시급하다.
여야가 국정조사 실시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초당적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을 정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국회는 투표용지 부족이 왜 발생했는지, 현장 대응은 적절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 역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쌍둥이 득표’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서로 다른 개표 단위에서 후보 2명의 득표수가 동시에 일치한 사례가 869건 확인됐고, 후보 3명 이상의 득표수가 동시에 같은 ‘세쌍둥이 득표’ 사례도 15건 있었다고 한다. 선관위는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한 현상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의혹을 방치하면 부정선거론이 힘을 얻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국정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해당 현상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졌지만 수사만으로 부족하다면 특검 도입 역시 배제할 이유가 없다. 특검은 정치적 공방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독립적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한 제도다. 물론 특검이 해법은 아니다. 핵심은 처벌 그 자체보다 재발 방지에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 조직 운영과 책임 체계, 감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 그동안 선관위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외부 통제를 거의 받지 않았다. 그 결과 채용비리와 선거 직전 휴직자 증가, 외유성 논란을 빚은 몰디브 출장 등으로 대표되는 선관위 내부의 안일한 조직문화가 드러났다. 최근에는 국민적 질타가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대구의 한 선관위 직원이 사무실에서 골프 스윙 연습을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선관위는 4년 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사태로 질타를 받은 뒤 자체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상당수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선관위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가 원포인트 개헌을 통한 선관위 개혁론을 제기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선관위원 구성 방식을 조정하거나 감사·견제 장치를 강화하려면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는 국민 참정권이 침해된 경위와 각종 의혹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그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아울러 선관위 개혁과 제도 개선, 필요하다면 원포인트 개헌까지 검토해 선거 관리 체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