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  |   입력 : 2026-06-14 18:54:2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전남 구례군 오미리에 있는 곡전재.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곡전재(穀田齋)는 운조루 쌍산재와 함께 구례 3대 전통 고택이다. 구례는 지리산의 바위와 골이 많은 거친 지형을 뜻하는 ‘거칠골’로 불리다가 통일신라시대에 ‘예를 구하는 고을’이라는 한자 지명인 구례(求禮)로 불리게 됐다. 또한 오미리는 ‘다섯 가지 아름다움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첫째 안산(案山·앞산)인 오봉산의 형상이 아름답고, 둘째 사격(沙格·산의 품격)이 훌륭하며, 셋째 섬진강을 비롯한 물이 풍부하고, 넷째 기후와 토질, 지세(地勢·땅의 형세) 같은 자연환경이 뛰어나며, 다섯째 거주하기에 좋은 터가 바로 그것이다.

곡전재는 조선 후기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과 독특한 양식을 간직한 고택으로 1929년 박승림이 건립하였으며, 1940년 이교신(호·곡전)이 인수하여 당호를 곡전(穀田)으로 하면서 현재까지 그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곡전재는 주산(主山·뒷산)인 형제봉을 뒤에 두고, 섬진강을 앞에 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을 갖추었다. 섬진강을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은 전저후고(前低後高) 지형으로 계곡과 골에서 내려온 물이나 빗물이 강으로 합류하므로 차고 습한 기운과 큰물이 마을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논·밭 가운데 위치한 곡전재는 좌청룡과 우백호, 그리고 안산 등의 고택을 보호하는 산이 부실해 비보(裨補·부족한 부분을 채움)를 해야 한다. 다행히 곡전재의 호박돌 담장과 집 주변을 에워싼 대나무를 포함한 각종 나무가 비보 역할을 하고 있기에 바람과 미세먼지 등을 잘 막아주고 있다. 특히 대나무는 매우 촘촘한 상태로 군락을 이루기 때문에 바람과 미세먼지, 소음 등을 막고 땅심을 강하게 하는데 탁월한 수종이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므로 사대부 집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곡전재는 안채의 내밀한 공간을 보호하고 외부의 흉한 기운을 막기 위해 사랑채와 안채, 좌우 행랑채가 ‘튼ㅁ자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집 밖에서 물을 끌어 사랑채 앞 연못에 가두었다가 정문 옆쪽으로 빠져나가는 독특한 수로 구조로, 집안의 물이 용맥(龍脈·정기를 품은 산줄기)의 전진을 멈추게 하여 지기(地氣·땅기운)를 고택에 응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형지기축화생만물위상지야(形止氣蓄化生萬物爲上地也·형이 그치면 기가 쌓여서 만물을 탄생하는 곳이니 상지이다)’라 한다. 당시 영호남 지역에서 발견되는 부농의 민가 형식 주택인 곡전재는 문간채 사랑채 안채가 ‘一자형’ 구조로 배치됐으며, 2.5m 이상의 높이로 이루어진 호박돌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문은 도로를 보지 않게끔 틀어 외부에서 여자들만의 공간인 안채를 볼 수 없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바람이 사랑채를 바로 때리지 못하도록 했다. 대문을 통해 들어온 바람이 집안으로 곧장 들어오게 되면 집안의 생기가 흩어져 ‘기가 빠진 집’이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며 호박돌 담장 또한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바람은 달갑지 않은 존재로 여기는데, 통상 바람과 물을 함께 묶어 ‘기승풍즉산, 계수즉지(氣乘風則散, 界水則止·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라 표현한다.

곡전재는 지기가 뛰어난 터를 호박돌 담장이 환형으로 둘러싸고 있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금환낙지형(金環落地形·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의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선천적 요소인 명당에서 태어나거나 거주하더라도 후천적 요소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곡전재의 안채는 부드러운 생기가 감돌고는 있지만 안채 뒷마당에 있는 장독대에서 강한 생기가 솟으므로 용맥이 최종 안주한 곳이며, 안채와 사랑채는 여기(餘氣·남은 기운)가 있는 곳이다. 곡전재는 생기가 고택 전체를 감싸고 있어 길택(吉宅·복된 집)임은 분명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도청도설] if, 손아섭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