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축구 이벤트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한국시간으로 12일(한국시간)일 개막했다. 오늘 새벽 4시 멕시코와 남아공이 39일 간의 축구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한국축구 대표팀은 오전 11시 맥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체코와 첫 경기를 가진다. 이어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남아공과 16강 진출을 위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번 월드컵은 ‘치맥 월드컵’이 아닌 ‘브런치 월드컵’으로 불린다. 한국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 10시와 11시에 잡히면서 직장인의 근무시간이나 학생들의 수업 시간과 겹친다. 월드컵 때면 늦은 시간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며 주점이나 광장에서 응원을 펼쳤던 모습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사무실 학교 카페 등에서 커피나 샌드위치를 먹으며 함께 경기를 시청하는 새로운 풍경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가는 ‘사무실 응원전’을 겨냥해 전략을 내놓는다. 직장인들이 오전 시간에 단체 주문과 신속한 픽업이 가능한 간편식과 디저트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일부 기업은 한국팀 경기 시간대를 감안해 사무실에서 단체 응원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한국팀 첫 경기에 맞춰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이랜드글로벌연구·개발(R&D)센터 대회의실에서 패션 부문 임직원 약 400명이 함께 대한민국 첫 경기인 체코전을 관람하는 응원 행사를 연다. GS리테일도 역삼동 GS타워와 문래동 GS강서타워 등 주요 사업장에서 임직원이 함께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과 TV를 설치한다.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서울은 도심 곳곳에서 단체 응원 행사가 열린다. 광화문광장에서는 거리응원이 진행되며 여의도 한강공원과 잠실 일대에서도 단체 응원 행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야외 단체 관람이나 응원전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열기가 시들해지는 추세다. 여기에 축구협회에 대한 싸늘한 민심, JTBC의 TV 중계권 논란 등으로 월드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대표팀의 경기 시간마저 평일 오전으로 몰리면서 이번 대회는 역대급 무관심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국민은 뜨거웠던 ‘붉은 함성’을 기억한다. 공 하나로 국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축구가 고물가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지친 민생을 시원하게 날려주기를 기대한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