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그 설계도 실행 가능하겠습니까?”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26-05-13 19:01:1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숫자를 사랑한다. 그는 지난해 7월 부산시장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유치 누적액 약 14조 원, 1만6000개 일자리 창출, 상용 근로자 수 사상 첫 100만 명 달성 눈앞, 청년 고용률 역대 최고(46.7%) 등을 마치 훈장처럼 가슴에 달고 나왔다. “늘리고, 높이고, 풀었다”는 자평과 함께 화려한 숫자의 향연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고용률도 늘고 청년 고용도 숫자는 그토록 눈부신데, 왜 시민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할까?

답은 여론조사 안에 있다. 지난 1월 부산일보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의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50.8%로 긍정 평가(38.0%)를 12.8%포인트나 앞질렀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특히 40, 50대의 부정 평가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각각 부정 평가가 62.9%, 67%를 기록했다. 70대 이상에서는 긍정 평가가 53.8%, 부정 평가가 31.1%로 긍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 시장이 내세우는 숫자와 시민이 느끼는 현실 사이에 깊고 냉혹한 균열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가장 큰 상처는 엑스포다. 당시 박 시장은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했다. 시민은 그 말을 믿었고, 그 꿈에 함께 설레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 결과는 참패였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119표 대 29표로 무릎을 꿇었다. 그는 이후 “엑스포는 수단이었을 뿐 부산의 꿈이 사라진 건 아니다”고 했지만 시민의 귀에는 공허하게 들렸다. 시민의 실망은 단순히 패배 때문만이 아니라 지도자의 약속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2021년 엑스포 유치를 선언할 무렵 부산시청 출입기자였던 기자의 눈에도 패배의 기운이 서렸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다른 나라에 비해 유치위원장 선임도 늦었고, 어렵게 선임한 유치위원장은 아직 임명장이 나오지 않았다며 한 달도 남지 않은 첫 프레젠테이션에 불참하던 모습을 보며 과연 엑스포를 유치하려는 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지역 기업인들이 수백억 원의 성금을 내면서 활기를 띠는 듯했으나 미흡한 준비를 뒤집지는 못했다. 인과응보였다.

가덕도신공항은 또 다른 상흔이다. 애초 2029년을 목표로 한 가덕도신공항의 개항은 현재 2035년으로 밀렸다. 이마저도 난공사 운운하는 건설업체의 입장을 고려하면 2038년은 돼야 개항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든다. 공사 시작 40일 전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수의계약이 파기되도록 손놓고 있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박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탓”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박 시장의 무능 탓”이라고 했다. 진실이 어디에 있든 부산시민이 기다리는 공항은 여전히 바다 속에 잠겨 있고,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만 선명했다. 지방정부의 수장이 국책사업의 난맥을 앞에 두고 ‘남 탓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 리더십의 실종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3선 도전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5년의 시정을 스스로 ‘성공’이라 규정하면서 재도전에 나선다는 것은 시민의 부정 평가를 오독하거나 무시한다는 의미다. “도시는 연속성으로 발전하고 정책은 일관성으로 완성된다”는 그의 논리는 맞다. 그러나 연속성은 성찰이 전제될 때만 발전의 동력이 된다. 반성 없는 연속은 관성에 불과하다. 부산은 관성이 필요한 도시가 아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고, 도심은 늙어가고 있다. 엑스포가 날아갔고 공항은 미뤄졌다. 이 위기 앞에서 필요한 것은 ‘숫자로 포장된 자신감’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다.

박 시장은 분명 능력 있는 정치인이다. 언변이 뛰어나고 설계 능력이 있으며 지향도 있다. 그러나 능력과 성과는 다르다. 설계와 실행 역시 다르다. 그리고 지향과 도달도 다르다. 시민은 이제 그 ‘성과’를 물어야 한다. 5년의 설계도를 들고 와서 “다음 4년 동안 완성하겠다”고 하는 시장에게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설계도 실행 가능하겠습니까?”

유정환 사회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3. 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4. 4[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5. 5[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6. 6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7. 7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8. 8[속보] 靑 “우크라, ‘북한 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렸다”
  9. 9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10. 10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1. 1[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2. 2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3. 3[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4. 4[속보] 이 대통령, 임기 관련 "2030년 6월 2일 넘기는 일 절대 없어"
  5. 5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6. 6장동혁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중…복당 언급 부적절”
  7. 7합참의장, DMZ 지뢰 폭발 부대 방문해 현장조사 준비 점검
  8. 8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발표 전 한국에 알려와" (종합)
  9. 9국힘,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비판... "보고 체계 공개" 촉구
  10. 10청와대 ‘검찰개혁 국민 속였다’ 유시민에 법적 대응 검토
  1. 1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2. 2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3. 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4. 4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5. 5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6. 6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7. 7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8. 8[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9. 9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10. 10홍지선호 국토부 출범 “公기관 2차이전 속도”(종합)
  1. 1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2. 2귀성·귀경 행렬로 고속도로 정체…서울→부산 8시간 40분
  3. 3귀성·귀경길 정체 지속…부산→서울 8시간10분
  4. 4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제주항공 유족 위해 특별팀 다시 꾸릴 것”
  5. 5호주 시드니 총격 사건 세 번째 용의자 체포…한국계 20대 남성
  6. 6추석 저녁 귀성길 정체 해소, 귀경길은 다소 혼잡
  7. 7'부캉이' 북항 놀러 왔다가 덜컥 정착?…부산 명예홍보대사 도전
  8. 8대구도 ‘돔 유치’ 참전…부산 부지·재원 서둘러야 국비 선점
  9. 9장기체류 ‘부캉이’ 연휴 뒤 외해로 유도할 듯(종합)
  10. 10수해 상처 여전한 거제, 전국서 ‘한가위 온정’
  1. 1[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2. 2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3. 3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4. 4[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5. 5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6. 6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7. 7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8. 8여서정·안세영·우상혁…‘금빛낭보’ 기대
  9. 92전 전승 한국축구, 조 선두로 8강 진출
  10. 10송세라, 항저우 한 풀었다…AG 첫 ‘금빛찌르기’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그때 부끄러움을 알았더라면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작자 미상
범숙학교의 기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아이의 근시, 안경만 쓰면 끝?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구체적 로드맵부터 마련하라
동남권 건강지표 ‘빨간불’…촘촘한 의료 안전망 구축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니트 세대와 한국 노동시장의 불편한 현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공정함이 만드는 브랜드 가치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