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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한국 선박 화재 사건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서 비롯됐다고 정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의 정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 조사단이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나무호 화재 현장의 모습. 외교부 제공 |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 화물선 ‘나무호’ 화재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미상 비행체에 의한 타격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외교·안보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일반 상선에 대한 공격이 규탄의 대상이라는 것은 분명하나 공격의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정부 합동조사단의 현장 감식 결과, 미상의 비행체가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경 나무호 선미 좌현 외판을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로 인해 선체에는 폭 5m, 깊이 7m 규모의 큰 파공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현장에서 수거된 엔진 잔해와 선체 파편을 분석 중이며, 비행체의 기종과 발사 주체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에 머물고 있는 한국 선박 전반이 여전히 위험 변수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원인 규명 과정에서 신중함을 유지하되, 동시에 선원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단순한 모니터링과 정보 제공 수준을 넘어 위험 해역 내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 공조 강화, 긴급 이동 체계 고도화, 위기 대응 매뉴얼의 실효성 점검이 필요하다. 오인 사격이 아닌 이상 민간 선박에 의도적으로 피해를 가할 주체로는 이란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공격 주체를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성급한 단정이 외교적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은 일정 부분 이해된다. 다만 조사 결과 이란의 소행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선박 피해를 넘어 국가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경우 정부는 외교적 부담을 이유로 대응을 주저할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조치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국익과 국민 안전을 훼손한 사안에 보다 명확하고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겠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신중론과 정보 공개 수준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며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사실관계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11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과도한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공방은 정부의 늦은 정보 공개와 불충분한 설명이 빚어낸 측면도 적지 않다. 정부는 한때 피격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으나, 이후 현장 조사 결과를 통해 외부 비행체 타격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신속하게 공격 주체와 경위를 규명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하는 이유다.
‘나무호’ 화재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속에서 한국 선박 역시 위협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정부는 공격 주체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체계를 구축하고,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