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한 게시물이 외교 갈등으로 번진다. 이 대통령은 IDF(이스라엘 방위군)가 한 건물에서 시신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담긴 게시물을 링크하며 “위안부 강제(동원),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에는 IDF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고문한 뒤 옥상에서 밀어서 떨어뜨리는 장면이라는 취지의 설명이 달려 있다.
반이스라엘 계정이 올린 이 영상은 2024년 11월 IDF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전투 후 사망한 성인을 건물 아래로 떨어뜨리는 장면이다. 이스라엘은 사망한 사람이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 고문이나 살해할 목적으로 산 사람을 건물에서 떨어뜨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중동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간이 지난 가짜 뉴스를 현재 상황처럼 공유한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국가적 트라우마인 홀로코스트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갈등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은 외교적 레토릭에서는 이례적인 ‘강력한 규탄’이라는 말까지 꺼내며 극렬 반발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 대통령의 말은 보편적 인권에 관한 이야기”라고 재반박하며 참전했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보편적 인권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는 의견과 함께 이스라엘을 비판한 반사이익으로 우리 선박이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외교 천재’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살얼음판을 걷는 국제 외교에서 이 대통령이 늘 강조해온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사이다(올곧은 소리)는 대통령이 마시고 부담은 국민이 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을 주도한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월 이란의 신정정권이 반정부 시위를 한 시민 3만~4만 명을 기관총으로 학살할 때는 침묵했던 이 대통령에게 ‘선택적’ 보편 인권이라고 비꼰다.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엄혹한 국제 정세 아래서 ‘중국에도 셰셰(감사하다), 대만에도 셰셰’라고 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정책의 일관성을 견지해야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불식시킬 것이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