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과 ‘3고(고유가·고환율·고물가)’ 현상으로 경제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한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애초 선정된 의제 없이 만나다 보니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북 송금 사건 공소 취소 등 정쟁으로 자기 할 말만 하다 끝났다. 이 대통령은 ‘전쟁 추경’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야당의 협조를 구했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포퓰리즘을 지적하며 국정기조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현재 위기 극복과는 동떨어진 정쟁으로 협치 대신 이견만 노출한 빈손 회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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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
국민의힘 장 대표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경제와 외교·안보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26조2000억 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언급하며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면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어준 방송’으로 일컫어졌던 TBS 지원 49억 원,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기 사업 306억 원 등 추경 목적에 벗어난 사업을 지적한 뒤 “정작 기름값으로 고통받는 화물차와 택배 지원은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신속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비판한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포퓰리즘이 결코 아니다”며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과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기소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이 조작 수사·기소되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진행 중인 국정조사를 멈춰달라고 요구하면서 ‘공소 취소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곧장 응수했다. 정 대표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국가 폭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조작 기소, 이것은 범죄”라고 맞받았다.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며 7개월 만에 재개된 ‘협치 복원’의 시험대는 예상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자주 만나자”고 말했고, 장 대표는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면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정성은 없어보인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경색된 여야정 관계가 앞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할 지 우려스럽다.
이날 회담에서 장 대표는 부산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포퓰리즘 입법’이라고 비판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글로벌허브특별법이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법이라고 강조하며 이 대통령이 국회 통과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즉답을 피한 이 대통령은 “그럼 TK는요?”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글로벌허브법 통과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이번 정권 내 법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