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은정 칼럼] 숭어처럼 역경 딛고 도약할 가덕도신공항

건설사 연내 공사 착수 계획…착공 전 횟집 찾는 손님 북적

토지보상 절차 마무리 단계…생계대책 대상 잘 선별해야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6-04-06 19:14: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동전쟁 장기화로 우울한 소식이 넘쳐나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미식가들이 이맘때 찾는 횟감이 숭어다. 우리나라 모든 바다에서 잡히지만, 특히 가덕도 숭어가 으뜸으로 꼽힌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가덕도 앞바다는 숭어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물살이 빠르다. 봄이 제철인 가덕도 숭어는 육질이 탱탱하면서도 기름져서 유명하다.

부산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설 대항마을 인근 전망대. 국제신문DB
과거 이곳 어부들은 ‘육소장망’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숭어를 잡았다. 타원형으로 설치된 소형 어선 6척이 숭어가 들 만한 길목에 그물을 깔아두고 기다렸다. 어로장이 망루에서 물 빛깔과 물속 그림자 변화를 관찰해 어군을 감지하고 지시를 내리면, 어부들은 재빠르게 그물을 올려 숭어를 포획했다. 현대화된 어획 방식 덕분에 지금은 어선 한 척만으로도 충분하다. 숭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싱싱함을 유지하는 자연친화적 어획 환경은 그대로다.

올 봄, 가덕도 대항항 횟집에는 숭어회를 맛보려는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으로 감칠맛 나는 가덕도 숭어를 맛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활주로가 들어설 대항항과 그 주변 해역이 어장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로 재편되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왔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예비대상자(대우건설 컨소시엄)는 지난달 9일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해상 매립을 통해 공항 부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시작됐다. 6개월간의 실시설계를 거쳐 연말에는 우선시공분이 착공될 예정이다. 2035년 개항 목표를 달성하려면 안전을 확보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공사기간이 106개월(8년 10개월)로 1년 이상 연장된 점은 부산시민에게는 아쉽지만, 사업 수행에는 긍정적이다.

그동안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은 여러 논란과 정책 혼선 속에서 지연되며, 부산시민에게 기대와 실망을 반복시켰다. 또다시 설계 문제나 행정 절차 지연이 반복되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우려가 크다. 개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원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인 가덕도의 풍경이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불가피한 과정이다.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부지조성 공사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는 동안, 부산시는 신공항사업 지원단(단장 조경)을 중심으로 토지와 물건 보상 절차를 착실히 진행했다. 대형 국책사업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속도를 잃기 쉬운데, 향후 착공 단계에서 장애가 될 요인을 사전에 해소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어민들의 어업권 보상과 주민들의 생계대책 협상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사가 확정되기까지 20년이 넘는 긴 세월이 흘렀으며, 그 과정에서 토지 보상을 노린 투기 세력의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현재 일부 원주민은 신공항 특별법 시행령 개정 이후, 외부 유입 세력이 생계 대책 사업을 선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상 이후 단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혼란과 갈등이 커진다.

생계 대책은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에게 무엇보다 먼저 돌아가야 하며, 이는 당연한 원칙이다. 정밀한 검증 과정을 통해 대상자와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책임이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흔들리면 주민 불만과 예산 낭비가 생긴다.

이주민 대책이 정리되면, 대우건설은 한층 안정적인 사업 환경 속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 전체의 물류·산업 구조를 바꾸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단순 여객 공항이 아니라, 동남권 전략적 물류 허브로 설계돼야 한다.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해상 공항이라는 점에서 김해공항과 크게 차별화된다. 가덕도신공항은 항공·해운·철도가 연결된 트라이포트로서 동남권 물류와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경제가 살아야 사람들이 머물고, 지역 소멸 위기가 극복된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지역 생존의 핵심 비법이다.

그동안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놓고 부산민심을 흔들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쟁점이 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다. 6월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부산시장은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신공항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 행정적 지원과 정책 결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공항 건설은 성공가도를 달린다.

신공항이 들어설 대항마을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에는 희망이 넘실댄다. 관광객들은 공항이 들어설 모습을 상상하며 곧 매립될 바다와 비행기 모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활주로 위를 오갈 비행기들은 동남권 시대를 이끌 엔진이 될 것이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돌아가는 숭어처럼, 수많은 논란을 극복하고 첫발을 내디딘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

이은정 논설실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4. 4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