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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정부 총력 대응을

관세율 상한 없는 강력한 통상 장벽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수출 타격 우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3-12 19:22:5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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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사가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지면 관세율 상한이 사라져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방산 등 일부 섹터를 제외하고 우리 산업 전반이 대외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고율 관세라는 장벽이 설치되면 대미 수출 악화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12일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 등을 지렛대로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총력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미국 무역법 301조로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관보를 통해 한국 일본 중국 등 15개국과 유럽연합(EU)에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해외 시장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무효라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작업이다.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 10%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관세는 최대 150일이라는 한계가 있다. 관세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더 강력한 무역법 301조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301조를 통상 보복 수단으로, 때로는 협상 압박용으로 활용했다. 관세율 상한이 없고 특정 국가·품목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어 ‘슈퍼 301조’로 불린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2200여 종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 미중 통상 전쟁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도 적용 대상이 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은 1985년 한국 보험과 영화 산업을 문제 삼아 무역법 301조를 발동했으며, 1989년에는 농산물 정책과 국산화 정책, 외국인 투자 규제 등을 거론하며 조치를 취했다. 1995년에는 미국자동차제조협회(AAMA) 요청으로 조사에 착수하면서 우리 정부는 자동차 세제 개편에 나선 바 있다.

USTR은 이번 조치에 대해 한국이 전자기기 자동차 기계 철강 조선 등에서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혹은 지속적 무역흑자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이는 구조적 과잉생산의 증거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글로벌 관세 10% 기한이 끝나는 오는 7월 말 전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법 301조가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지면 대미 수출은 큰 타격을 받는다. 글로벌 수출 호황 속에서도 대미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8% 줄어든 122억 달러를 기록하며 둔화 조짐을 보인다. 특히 관세 부과로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적극적으로 통상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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