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의 국회 입법 절차가 완료됐다. 위헌 논란 소지가 있는 법안 처리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면 적절한 제도 보완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국회는 지난달 26~28일 본회의를 열고 법왜곡죄 신설을 담은 형법 개정안과 재판소원제를 도입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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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재판소원제)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검찰개혁과는 별도로 사법개혁을 추진했다. 법왜곡죄는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할 경우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상고심 등으로 확정된 법원 판결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거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때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것이다.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까지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법왜곡죄는 사법 3법 중 위헌성 시비가 가장 많았다. 법 왜곡을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와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적용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왜곡 행위의 정의를 구체화했다.
사법 3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으나 이를 둘러싼 우려가 여전히 심각하다. 법왜곡죄는 판검사들이 처벌 위험 때문에 정권 눈치를 살피는 등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법의 정치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판검사에 대한 고발이 반복된다면 재판·수사 환경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법조계는 검찰이 소년범이나 생계 곤란 범죄 등에 재량권을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등 법리 고착화가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제 도입은 헌법재판소가 상급심 역할을 하게 돼 심급 구조가 흔들리고 재판의 확정력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관이 늘어나면 이에 배속되는 재판연구관 증원이 불가피해 1·2심 법관 인력 감소가 뒤따른다. 법안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대법관 22명을 임명할 수 있다. 정치권 입맛에 맞는 인사로 법원을 채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을 견제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려 했으나 의석 수 절대 부족과 극심한 내홍 속 야당의 한계를 드러내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사법 행정을 총괄하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지난달 27일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하는 등 사법부 반발도 이어졌다.
사법 제도 변경은 국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 없이 통과된 법 개정이 가져올 혼란과 사회적 비용은 가늠하기 힘들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민주당은 사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안정 장치, 재판소원 남용을 막을 엄격한 각하 기준 수립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