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규제의 대상은 선박, 구현의 무게는 기자재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 연구원장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2-08 19:28:0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선박의 외형 변화나 운항 방식 개선만으로 달성될 수 없다. 친환경 연료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연료 저장·공급·제어 기술체계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전제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변화의 무게중심은 점차 선박에서 조선기자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선박이 연료를 사용하는 주체라면, 조선기자재는 연료를 저장하고 공급하며 제어·계측·감시하는 기술의 집합체다. 메탄올·암모니아·수소 등 대체연료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기술적 리스크와 규제 이행 부담은 선박 자체보다 선박 내부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자재 단계에 먼저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IMO가 추진 중인 Net-zero Framework, 지속가능연료 인증제도(SFCS), 연료전주기 라벨(FLL)은 모두 선박을 규제 단위로 설정한다. 그러나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연료탱크와 배관 펌프, 제어·계측 장치, 모니터링 시스템 등 기자재 단계에서 연료 사용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기술적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규제의 대상은 선박이지만, 구현의 무게는 기자재에 실리는 이유다.

이로 인해 조선기자재 산업의 경쟁 구도 역시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단품 성능과 가격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설계·제작·운용 전 주기에 걸친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제어·계측·감시가 가능한 모니터링 시스템은 규제 대응과 안전 확보를 동시에 요구받는 영역으로, 향후 시장 변화가 가장 먼저 가시화될 분야다.

대체연료 확산과 함께 기자재 안전 기준 정비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국제 환경과 정세에 발맞추어 기존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많은 종류의 대체연료와 이를 운용하기 위한 기자재의 개발이 선행되고 있다. 아울러 선박과 같이 제한된 공간과 외부 환경적 요인에 좌우되는 상황에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IMO 화물·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 등에서는 수소·암모니아 등 연료 관련 안전지침을 단계적으로 마련 중이다. 저온·고압·독성 등 새로운 위험 요소를 동반하는 연료 특성상 기자재 단계에서의 초기 설계 완성도는 운항 이후 되돌리기 어려운 결과를 좌우한다.

이제 정책의 초점은 보다 분명해져야 한다. 정부 연구개발은 단일 부품 개발을 넘어 연료 특성별 시스템 검증과 시험·인증 체계, 국제 기준 및 표준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방향으로 집중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험·평가 인프라는 중복 인증 부담을 줄이고, 기자재 기업의 해외 시장 진입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기반이 된다.

글로벌 물동량의 증가와 함께 초대형 컨테이너선, 친환경 연료 추진선박, 극지 및 자율운항 선박 등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신기술의 수요와 개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견인하기 위해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은 IMO ISO 등 국제 기준과 표준을 통한 시장 선점, 독점을 하고자 한다. 주요국의 법규, 국제 표준, 글로벌 규제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며,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을 중심으로 수행 중인 ‘액체 수소 및 암모니아 해상운송 관련 법제도 사각지대 식별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여러 대체연료가 동시에 논의되는 상황에서 기자재 기업이 어느 한 방향에 선제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LNG 연료 전환과 달리 기술 표준과 시장 방향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의 투자 부담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친환경 연료 전환은 선박에서 시작되지만,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은 기자재 산업의 기술 준비 수준과 제도적 대응 역량에 있다. 국제 규범 이행이 본격화될수록 기자재 산업을 뒷받침하는 정책 선택과 인프라 구축의 속도가 곧 국가 조선산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배정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 연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5. 5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6. 6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7. 7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0. 10“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9. 9‘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10. 10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7. 7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8. 8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9. 9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2. 2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4. 4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5. 5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9. 9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10. 10‘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패권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지휘부도 인력도 없이 졸속 출범하는 공소청·중수청
정부, 지뢰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한 상응조치 취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