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4년 기준 전국 총주택 수는 1987만 호 규모다. 구체적으로 아파트 1297만 호, 단독주택 384만 호, 다세대주택 230만 호, 연립주택 54만 호가 있다. 이 중 아파트는 6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는 건축법 시행령 ‘별표1’에서 29개로 정의한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에 해당하며 주택으로 쓰는 층수가 5개 층 이상, 다세대주택은 주택으로 쓰는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가 660㎡ 이하이고 층수가 4개 층 이하, 연립주택은 주택으로 쓰는 1개 동의 바닥면적 합계가 660㎡를 초과하고 층수가 4개 층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1980년 부산 전체 주택(34만6000호) 중 13.6%(4만7000호)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2024년 전체(135만 호)의 69.9%(94만4000호)로 5배 이상 급증했다. 10가구 중 7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파트 비율은 서울과 광역시(특별자치시 포함)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세종이 87.4%로 가장 높으며, 그다음은 광주(81.8%) 대전(76.2%) 대구(76.0%) 울산(74.8%) 인천(68.2%) 서울(60.1%) 순이다.
1980년대부터 산업화로 직장을 찾아 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아파트는 한국의 제한된 국토에 늘어난 주거 수요를 해결할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됐다. 이후 아파트 공급이 지속해서 이뤄져, 2024년 주민등록 인구 5122만 명 중 4715만 명(92.1%)이 국토 면적의 16.5%인 도시 지역에 거주한다(국토교통부 도시계획 현황 통계).
아파트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인술라(Insula)’는 고대 로마 공화정 시기의 다층구조 주거 시설이다. 이 시설은 서민을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1층은 상가이며 위층은 주거 공간인 오늘날 상가주택의 형태를 띤다. 보통 3~4층 규모로 지어졌다. 현대적인 아파트 개념은 19세기 산업혁명기 유럽에서 재등장했는데, 이탈리아의 팔라초(palazzo)와 프랑스의 오스만식 아파트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19세기 말 가구마다 화장실을 설치하고 1인당 최저 주거 기준을 마련한 미국의 테너먼트(Tenement)와 20세기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이센호프 주거 단지는 ‘판상형 아파트’의 초기 형태를 보여준다.
한국의 아파트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서울 충정로의 유림아파트가 최초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해방 후 1958년 성북구에 세워진 종암아파트는 국내 건설사가 지은 첫 아파트다. 1962년에는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인 마포아파트가 등장했다. 이어 1970년대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반포주공아파트 등이 중산층 주거지가 됐으며, 압구정 한강맨션은 고급 마감재와 편의 시설을 갖추면서 상류층의 차별화된 수요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 서비스와 연결해 입주민의 일상을 관리해주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AI와 로봇이 현관 앞 배송부터 주차까지 책임지는 첨단 서비스는 물론, 모바일로 단지 내 모든 시설을 제어하는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와 제로 에너지 기술,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특화 설계가 더해지며 미래형 주거 단지는 입주민의 편의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파트의 양적·질적 발전 이면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나타난다. 고급화와 이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현재 서울 내 3.3㎡당 1억 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거주 지역, 아파트 브랜드와 평수는 사회적 지위와 부를 상징하는 척도가 됐다. 심지어 특정 고가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미혼남녀 결혼을 주선하는 중매 문화가 생기는 등 차별과 계급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서울을 넘어 부산에서도 뚜렷하게 관측된다. 부산 내 일부 지역은 3.3㎡당 분양가가 5000만 원을 상회하는 초고가 시장을 형성하는 반면, 다른 지역은 인구 소멸로 인한 빈집 급증과 미분양 적체라는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아파트의 편의성과 높은 거주 선호 현상으로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 비중은 향후에도 지속해서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주거 형태가 모두 일률적인 아파트화는 도시의 개성을 저해하고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지 못한다. 특히 부산은 경사지가 많고 산과 강과 바다를 품은 삼포지향의 도시로 불린다. 독특한 부산 지형에 맞춰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혁신적 타워형 주거 등 여러 유형이 조화를 이루는 부산만의 특별한 주거 형태를 갖춤으로써 도시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