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제도적 기반이 될 가칭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및 특례보장 특별법(안)’이 공개됐다.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의뢰해 부산연구원과 경남연구원이 수행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연구지원 용역 보고서’를 보면 이 법안은 총 6개 편, 22개 장, 352개 조항으로 구성된 완전한 자치정부 설계를 목표로 제안됐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결합하는 것이 아닌 재정 조직 권한 정책 전반에 걸친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특별법을 보장해야 부산·경남 행정통합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앞서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 찬성(53.7%)이 반대(29.2%)를 압도하면서 통합 관련 주민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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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2024년 6월 행정통합을 비롯한 지역 공동 현안과 관련한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나서 악수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재정 특례를 통해 재정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 돋보인다. 특별법은 그간 주장해온 국세인 법인·소득·부가가치세 등 일부를 이양받도록 설계됐다. 위원회는 지역 내 국세 수증분(증가분)의 일부 이양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양도세는 전액, 법인세는 30% 이양을 목표로 한다. 연간 수조 원의 재정을 추가로 확충하게 된다. 자체 통합복권, 지방채 발행과 관련한 자율권을 확보할 특례조항 역시 파격적이다. 이래야만 행정통합 이후 안정적인 재정 운용과 주민 복지·일자리 확대 등이 가능하다.
위원회는 부산과 경남이 경제 우위 분야를 육성하도록 규제 개혁을 요구할 방침이다. 부산은 트라이포트(항만+공항+철도) 기반 물류, 금융, 해양 법률 서비스를 강화한다. 경남은 주력산업(방산·원전) 고도화와 미래 신산업(우주) 육성, 소외지역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춘 ‘그린 트랙’ 전략을 펼친다. 특례법에 담긴 그린벨트 해제권 전면 이양, 국제 물류 특구 지정 및 관세 면제 등이 현실화한다면 통합 행정도시의 경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 두 지역 주민의 생활 편의를 위해서는 식수·교통 관련 특례 역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주요 사안이다. 특례법에는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비롯해 부전~마산,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예타 면제 등 광역교통망 지원 조항이 담겼다.
이런 내용의 특별법이 법제화된다면 통합 행정도시는 고도의 자치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충남은 지난해 부산·경남과 유사한 수준의 특별법 최종안을 도출했다. 광주·전남 역시 각종 특례 조항 관련 협의를 마쳤다. 이들 지역 행정통합은 다음 달 특별법 통과, 6월 지방선거 통합 단체장 선출, 7월 통합단체 출범 로드맵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반면 부산·경남은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를 통해 주민투표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라 속도전을 펼치기 어렵다. 하지만 부산 경남 행정통합이 현실화한다면 정부는 위원회가 제시한 특별법 조항을 반드시 보장해야 할 것이다. 통합은 행정 편의가 아니라 지역 생존 전략인 만큼 획기적인 재정·산업 인센티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