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보영(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팀장)
▶윤다교(부산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부대신문 전 편집국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임민혜(부경맘 대표)
▶정익진(시인)
◇ 본지 참석·정리
▶ 임훈(편집국 독자여론팀장)
- 기후위기 따른 낙동강 생태 분석
- 부산경남 대책 수립 방향타 역할
- 초고층 빌딩풍 대안 제시도 탁월
- 나열식 부산시정 홍보기사 ‘눈살’
- 청년 취업난·수도권 유출 등 지적
- 심층 분석·기획기사로 대안 제시
- 고령운전·이륜차 등 현안도 감시
- ‘창비부산’ 폐점 이후 잘 살폈으면
국제신문은 올해 하반기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7월부터 12월까지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평가를 진행했다.
▶윤다교=올해 하반기 가장 관심 있게 본 기획기사는 ‘낙동강 하구 0.9℃의 경고’ 연재였다. 해당 연재를 통해 국제신문은 부울경의 이해관계가 모두 녹아있는 낙동강을 배경으로, 기후위기에 따른현재의 생태계적 문제를 면밀히 살폈다. 결과, 독자로 하여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부산시 차원의 대책 수립에 일조하기도 했다. 인터랙티브 기사도 눈에 띄었다. ‘쇠제비갈매기 집단 실종 사건’을 주제로 기사 중간에 독자가 직접 과거와 현재의 쇠제비갈매기 개체 수를 세어보게 함으로써, 생태계 변화의 양상을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 부분이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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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9월2일 자 창간 78주년 기획 지면. |
▶권재창= 8월 8일자 온라인 등 보도를 비롯해 사무장 출신 경찰에 뇌물 주고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에 관한 기사를 집중보도해 왔다. 특히 같은 달 14일자 1면 보도를 통해서는 해당 변호사는 형사사건 수임을 많이 해서 ‘특정변호사’로 지정되어 법조윤리협의회에 의해 검증을 받기도 했으나 한 차례도 징계 또는 수사의뢰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만일 사실이라면 해당 변호사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함은 당연하다. 지역 법조계의 우려까지 전달하는 등 관심을 가지고 보도를 한 국제신문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다만 지역 법조계가 처한 위기상황, 그 원인, 전자소송, 영상재판이 지역 법조계에 미치는 영향 등까지 심층적으로 다루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임민혜= 7월 16일자 ‘내수 침체에 인구 감소까지…부산 20대 취업자 첫 20만명 붕괴’기사는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부산의 현 실태를 잘 보여주었다. 상용근로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건 확실히 호재이지만 내수 부진과 청년층 인구 감소로 인한 20대 취업자 수의 20만 명선 붕괴는 현재 부산이 얼마나 위기상황인지를 보여준다. 그나마 해수부 이전으로 인한 내수 경제가 조금 살아나게 되면 ‘부산이 노인과 바다에서 좀 벗어날까’하는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해수부 이전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 기사였다.
▶이동현= ‘도시 삼키는 바람…빌딩풍의 경고’ 기획기사가 주목을 받았다. 초고층 빌딩풍을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닌 보행자 등 일반 시민에게까지 피해가 미치는 엄연한 사회적 재난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문가 인터뷰, 벤치마킹 등으로 다양한 대안도 제시했다. 부산시가 2021년 전국 최초로 제정한 ‘빌딩풍 예방 및 피해 저감에 관한 조례’의 보완점과 런던의 사례를 들어 방풍펜스 설치, 보행친화 환경 구축 등도 제안했다.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면서 건축비 상승 등에 따른 이해관계자와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보영= 부산시 정책을 다루는 보도에서 검증과 평가보다는 시가 제시한 성과와 설명을 전달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았다. 시책의 효과와 한계를 따져 묻기보다 성과를 나열하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지역 대표 일간지로서 수행해야 할 공적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저널리즘적 판단보다는 행정 홍보에 가까운 위치에 서 있는 듯한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시정 3년 성과평가’ 기획보도다. 해당 보도는 부산시가 제시한 투자 유치, 일자리, 관광객 증가 등의 수치를 중심으로 시정 성과를 정리하는 데 그쳤다. 정책의 실효성이나 시민 체감도, 구조적 한계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부족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나 고용 지표 개선과 같은 사안도 환율·경기 회복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산시 정책의 성과로 연결했다. 시민사회나 전문가, 해당 업계의 평가 역시 배제되면서, 결과적으로 부산시의 성과를 사실상 받아쓰는 방식의 보도로 구성됐다.
▶정익진= 조광수 교수의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 기획물이 연재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영화’가 앞장섰다. 국제신문 제작으로 소설가 나림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나림’이 지난 5일 부산 중구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상영됐다. 국제신문 문화체육부 김태훈 기자가 감독하고 영상제작팀 김진철 PD가 협업해 2년여 만에 완성된‘메이드 인 국제(made in kookje)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다큐로 인해 대문호 나림(1921~1992)의 성취를 기리고 알리고 나누는 활동이 한결 탄력을 받게 되었고 이병주 문학의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세계로 향하는 한국 문학의 교두보 역할이라는 점을 크게 부각시켰다.
▶권재창= 12월 11일 ‘허리 높이에도 안 오는 호텔 창문…청년이 떨어져 숨졌다’는 제목의 기사. 부산으로 여행 온 20대 청년이 호텔 8층 객실에서 추락해서 숨진 사건을 다룬 보도였다. 보도에 포함된 사진을 보면 해당 호텔의 창문 창대가 성인 골반 높이 정도로 낮았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해당 기사는 숙박업소의 경우 주택과 달리 창문 높이와 안전 난간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인 가운데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보도는 사고를 개인적 비극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계기로 삼았다는 점에서 시의적절 했다.
▶윤다교= 9월 25일자 1면에 올해 부산 지역 대학에서 졸업유예생의 수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나 역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고, 아직 취업의 길을 찾지 못해 졸업 유예를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이와 같은 문제의 원인을 취업난으로 짚은 분석에 깊이 공감했다. 해당 기사는 전문가 인용을 통해 이와 같은 현상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청년들이 곧바로 취업한다고 해도, 지역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으로 유출된다는 점이다. 결국 부산 졸업유예생의 증가 문제는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불균형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셈이다. 현재의 부산 졸업유예생 증가 문제에 대해서도 단순한 현안 짚기를 넘어, 보다 심층적이고 분석적으로 지역 청년 취업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획성 기사와 같은 목소리들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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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8월14일 자 ‘서면 시내버스…’ 지면. |
▶임민혜= 63세에 정년퇴직한 시내버스 운전사가 1년 단위 촉탁근로 중 교통사고를 낸 ‘서면 시내버스 사망사고 후폭풍…고령운전사 퇴출론까지’를 접했을 때, 사고는 개인의 잘못이 큰데 이걸 왜 부산시장 탓을 하며, 기자회견을 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사를 통해 버스운전사를 촉탁직으로 고용한 사실도 처음 알았고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 정규직보다 낮은 임금이라는 정보도 알게 되었다. 촉탁직의 문제점을 짚어준 좋은 기사였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사람이 우선인 법제도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좋은 기사였다.
▶이동현= 부산의 교통문화를 한 단계 높일 ‘레벨업! 부산교통’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도로 위 얌체운전 OUT, 고령 교통사고 예방,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이륜차 후면번호판 단속 강화, 술 마시면 운전 NO 등 일상의 교통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사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최근 배달문화 확산 등에 따라 이륜차 운행이 증가한 가운데 이륜차 사고가 지속적으로 늘어 연간 1000건을 넘는다고 한다. 이륜차 특성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일반차량보다 중대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글로벌 허브도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는 부산에 어울리는 성숙한 교통문화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사다.
▶정익진= 지역의 문화명소 ‘창비부산’의 폐점은 부산의 문화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운영상의 문제와 출판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건물 자체가 자아내는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서 소규모 독서모임이라든지 조용히 사색에 잠기거나 창조적인 발상의 기회를 박탈당한 기분까지 들어 부산의 문화시민과 함께 필자로서도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창비는 순수문학을 비판하며, 현실 참여와 정치적 진보성을 강조함으로써 군사정권 시절 판매금지와 강제 폐간 등의 탄압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사회와 인간의 모순을 지적하며 시대정신을 이끌었다는 요지의 관련 기사와 아울러 지역사회도 적극적으로 나서 창비부산의 명맥을 잇겠다는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