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일터는 사람들만 모여 협력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 로봇 인공지능(AI)이 업무의 동반자로 자리 잡으면서, 일하는 환경은 사람과 AI가 함께 협력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에서는 협력과 소통 능력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학은 이 변화에 맞추어 학생들에게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 능력뿐만 아니라, 사람과 AI 간의 소통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먼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 능력을 위해서는 디지털 소통 교육이 필요하다. 한 마케팅 팀에서 신제품 홍보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장이 “이번 주 금요일까지 홍보 포스터 초안 확인해야 하는데, 파일 어디 있나요?”라고 묻자, 팀원 A는 “어제 메일로 보냈는데요”라고 답한다. 팀장은 “수정 사항은 어디에 정리했죠?”라고 말하면, 팀원 B가 “카톡으로 보냈는데요”라고 답한다. 주변에서 자주 듣는 익숙한 대화이다. 업무 소통이 이메일 메신저 전화 통화 등으로 파편화되면 중요한 정보가 유실되고 일정은 지연되며 업무 진행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대화에서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날 경우, 의도하지 않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디지털 소통 능력이 필수적이다. 앞에서 대화한 마케팅 팀원들이 협업 도구를 활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같은 팀이 Notion이나 Monday 같은 협업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모든 파일은 프로젝트 페이지에 업로드되고, 일정은 공유 캘린더에 자동으로 반영되며, 알림 기능을 통해 마감일을 놓치지 않는다. 팀원들은 더 이상 “최신 파일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고, 오직 콘텐츠의 질과 전략적 방향성에 집중할 수 있다. 협업 도구의 댓글 기능을 통해 ‘수정 필요’라는 태그와 함께 의견을 남기면, 이는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업무적 피드백으로 인식된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협력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대학에서는 협업 도구 활용 수업, 디지털 환경에서 의견을 나누고 자료를 공유하는 경험, 디지털 에티켓 교육을 통해 온라인에서 존중과 배려를 담은 언어 사용을 습관화해 학생이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소통 역량과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도록 한다.
또한 AI시대에는 사람과 AI 간의 소통 능력 또한 필수적이다. 단순히 AI에게 질문을 던지는 수준을 넘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명확하고 구조화된 지시(프롬프트)를 설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최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무엇을 해달라”는 요청을 넘어서,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 어떤 조건을 포함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AI가 더 정확하고 실용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개발자가 단순히 “로그인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면 기본적인 코드만 생성된다. 그러나 “JWT를 이용한 로그인 API와 오류 처리까지 포함해 달라”는 식으로 동작 원리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면, AI는 실제 서비스에 바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코드를 만들어낸다. 이는 곧 전문 지식 기반의 프롬프트 설계 능력이 결과물의 품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육 현장 역시 단순히 “구체적으로 물어보라”는 훈련을 넘어서, 학생이 해당 분야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AI에게 맥락과 조건을 포함한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AI가 제공한 답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다시 프롬프트로 보완하는 반복적 학습을 통해 사람과 AI 간의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교육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 능력과 사람과 AI 간의 소통 능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협업 도구를 통한 디지털 소통 역량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한 AI 소통 역량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융합적 사고와 협력적 역량을 키우는 핵심이다. 학교는 이제 학생들에게 단순히 ‘말 잘하는 능력’을 넘어서, 사람과 AI를 아우르는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주는 장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