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의 잇단 사법리스크로 교육행정 신뢰도 추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윤수 전 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낙마한 뒤 지난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도 직권남용 등 혐의로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도덕적으로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당국 수장이 잇단 유죄 판결을 받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묻고 싶다.
 |
| 지난 12일 부산법원종합청사에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국제신문 DB |
지난 12일 부산지법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교육감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교육감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1심 판결로 항소심과 대법원 확정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게 된다. 다만 김 교육감의 임기가 6개월 남았고,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일이 예상되므로 현재 임기는 마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은 2018년 2월~2019년 1월 전교조 소속 해직 교사 4명을 특별채용 대상으로 내정하고 인사 담당 공무원들에게 공개경쟁을 가장한 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해직교사 4명은 2005년 10월 전교조 부산지부에 통일학교를 개설하고 ‘현대조선력사’ 등을 강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2009년 해직됐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도 이번 사건과 비슷한 전교조 해직교사 특혜채용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직위를 상실한 바 있다.
교육수장의 잇단 사법리스크로 교육감 선거 제도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정당 소속이 아닌 개인 선거로 치러지면서 ‘관리되지 않은’ 선거라는 평가가 많다. 후보 개인의 인지도나 정치적 지지 성향에 따라 당락이 갈리다 보니 부작용이 많다. 실제로 하 전 교육감은 보수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했던 포럼활동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김 교육감은 자신을 지지했던 전교조의 ‘선거 청구서’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또 교육감 선거는 일부 학부모 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 유권자의 관심이 적다 보니 후보 개개인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이뤄지기 어렵고, 설사 언론을 통한 검증이 있더라도 무관심하기 일쑤다. 김 교육감은 보궐선거 출마 당시에도 이번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둔 상태였다.
내년 지방선거가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부산시장과 시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기초 의원을 선출한다. ‘도덕성’이라는 선출직 공무원의 기본적인 덕목이 이제는 유권자의 주요 검증 대상이 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교육행정 수장의 도덕성은 어떠한 능력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벌써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많다. 김 교육감의 1심 선고와 향후 재판 과정은 물론 일부 인사의 사법리스크가 변수다. 유권자는 이번 선거만큼은 각 후보자의 공약은 물론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