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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중하게 판단’해서 수천억원 추징 기회 날렸나

정 법무 “항소 포기 개입 안해” 또 논란

범죄수익 추징 상한 473억 원 그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5-11-10 18:29:1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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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재판에 대한 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법무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개입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여론이다. 정 장관은 10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문답)에서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얘기했다” “구형보다 높은 형 선고여서 항소 안 해도 문제없다 판단했다” 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검이 지난 7일 항소 마감 당일에 정 장관에게 일선부서에서 항소하려한다고 알렸을 때 “종합적으로 판단하라”고 밝혀 논란이다. 정 장관은 수사지휘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그런 말 자체가 개별사건에 대한 의견표명이나 마찬가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4~2015년 성남시와 유착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를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일이다. 1심 재판부는 김만배 유동규 정영학 정민용 남욱 등 5명에게 유죄를 인정, 징역 4~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이 기소한 혐의 중 일부는 무죄가 선고됐고 형량이 무거운 배임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가 아닌 업무상 또는 형법상 배임죄가 적용됐다. 검찰의 항소 포기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 전 실장이 ‘428억 원 추가 약속’과 관련해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를 받고 있는데 공범들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정 실장 혐의 역시 무죄 선고가 유력해졌다. 관련 자금이 선거자금으로 유입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 대통령 역시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데도 이날 정 장관은 항소 포기와 이 대통령 재판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이 사건이 이 대통령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고 반문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대장동 개발 비리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국고 환수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은 문제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부당이익을 7886억 원으로 보고 전액 추징을 요구했으나 법원은 정확한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뇌물액 473억3200만 원만 추징했다. 향후 2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추징할 범죄수익 상한은 473억 원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정 장관은 피해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사소송을 제기했기에 그 소송을 통해 돌려 받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수천억 원의 부당수익을 환수하지 못하게 돼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데 정 장관은 남의 이야기하듯 느긋하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내부 반발을 ‘친윤석열 검사들의 항명’으로 규명하고,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재판외압이라며 탄핵까지 거론했다. 여야 정치권은 공방만 벌일 게 아니라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윗선 개입 여부 등 사태의 전모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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