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KOSPI)는 1980년 시작된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다. ‘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한국종합주가지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들었다. 1980년 1월 4일을 기준 지수인 ‘100’으로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운영 기관은 한국거래소(KRX)다. 이제 4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그 때보다 40배가량 주가가 뛰었다는 말이다.
코스피는 우여곡절 속에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1980년대 ‘3저 호황’과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땐 ‘290대’로 급락했다. 2000년 IT 거품 붕괴로 하루에만 11.63%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2008년 2000포인트를 목전에 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1000대’가 붕괴됐다. 이후 코로나 유동성 장세를 거치며 4000포인트 문턱까지 왔다.
지난 24일 장중 3951.07까지 치솟은 코스피는 종가 기준 3941.59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000포인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랜 박스권을 벗어난 한국 증시가 이제 글로벌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한국 경제 잠재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9만8800원, 51만 원으로 급등했다. 두 기업 합산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높아졌다고 한국 증시의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낮은 배당 성향과 불투명한 지배 구조 등은 여전히 한국 증시 가치를 갉아먹는 요소다. 반도체 위주의 상승 종목 편중은 개선할 점이다. 주가가 오를수록 기업 혁신은 더 냉정하게 검증돼야 한다. 투자 환경은 더 투명해야 한다. 공정 공시, 회계 신뢰, 장기투자 문화 정착 등이 필요하다.
정치권도 이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여야는 앞다퉈 자본시장 활성화 법안을 발의하며 ‘입법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가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6월 4일 코스피 지수는 2770포인트였다. 5개월도 안돼 120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임기 내 ‘5000’을 약속했는데 벌써 목표에 다다르는 느낌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5000포인트, ‘오천피’ 고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놀라울 따름이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