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바라보며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5-09-24 18:33:2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역대급’ 행사로 기대를 모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7일 개막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제30회 BIFF는 줄리엣 비노쉬, 허광한, 밀라 요보비치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계적인 스타들과 기예르모 델 토로, 션 베이커, 장률, 박찬욱 등 세계 각국 유명 감독의 신작을 부산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안겼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서른 번째 생일답게 ‘들썩’거리는 영화 축제가 벌어졌다. 영화관마다 관객이 빼곡히 찼고, 영화 거장과 스타가 시간마다 무대에 올라 생생한 육성을 들려줬다. 영화를 본 관객 300명에게 일일이 사인해 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볼하트에 설레었고, 대만의 스타 허광한의 진지한 모습에 팬들은 소리를 질렀다. 보고 싶은 영화를 위해, 서른 번째 BIFF의 현장을 보기 위해, 가족 연인 친구와 영화제를 찾은 관객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쳐났다. 영화가 주는 황홀함과 영화제가 주는 즐거움을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물론 ‘어?’하는 장면도 있었다. 많은 게스트가 참여했고 그만큼 행사가 촘촘히 진행되다보니 지각하는 스타가 속출했다. 관객은 늦게 무대에 오른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양해의 말 한마디 듣기 어려웠다. 해외 스타들의 적극적인 팬 서비스와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여러 의미에서 ‘역대급’이었던 개막식과 미관을 해친 관객 편의시설 등 운영상의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30회 BIFF는 영화팬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BIFF의 지난 29년 역사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 당연히 다사다난했고,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룬 것도 많다. BIFF는 부산이라는 항구도시에 영화를 심었고, 그 덕분에 전 세계인에게 부산을 알린 주인공이다. 항만도시 부산에 영화산업을 심은 뿌리이기도 하다. BIFF를 향한 다양한 시선이 있지만 이 사실만큼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10년 전, 20회 BIFF를 맞아 ‘BIFF 키즈’란 기획물을 연재한 적이 있다. 국내 첫 국제영화제로 시작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발돋움한 BIFF는 20년간 ‘영화제 스태프’라는 생소했던 분야의 인력을 길러냈고, 아시아의 보석 같은 감독을 찾아내 세계 무대로 내보냈다. 또 한국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자양분이 될 감독과 배우도 발굴했다. 그들이 곧 ‘BIFF 키즈’이며, 영화제가 20년간 쌓은 자산이란 점을 알린 기획이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30회 BIFF 취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화제 초창기를 기억하는 이가 이제 그리 많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역시 BIFF의 공과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다. BIFF 내부의 세대교체가 진행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올해 BIFF에는 앞으로의 30년을 그리기 위한 다양한 포석과 시도가 담겼다. ‘경쟁 영화제’로 첫발을 내디뎠고, AI(인공지능)와 OTT라는 변화 속에 한국영화가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보자는 결의도 느껴졌다. ‘아시아 영화’와 ‘관객’ 모두 놓칠 수 없다는 기조는 더 강하게 확장됐다. 이는 영화와 극장산업의 위기로 전 세계 영화제가 예전의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BIFF 나름의 방법을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 단번에 성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

거기에 바람을 더한다면, 영화제의 조직을 안정시키고 내실을 다지는 부분을 고민했으면 한다. 지난 29년의 가치와 노하우를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생각과 시선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조직이 갖춰진다면 ‘뉴 BIFF 키즈’를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지역사회와의 유대도 더 깊어졌으면 한다.

여전히 BIFF는 영화제를 추억하고 영화제를 기대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것이 BIFF의 힘이기도 하다. 26일 끝나는 서른 번째 BIFF는 당신에게 어떤 기억을 남길까.

김현주 문화라이프부 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0. 10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6. 6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7. 7여도 야도 농지 전수조사 질타…임대수탁 부작용 등 지적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선관위 특검, 중앙선관위 등 7곳 압수수색…투표자수 허위입력 확인”
  1. 1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2. 2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3. 3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4. 4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친환경에너지·AI기술 각축…업계 트렌드 읽고 미래로 항해
  7. 7현대차, 인도에 20조 통 큰 투자…생산·연구개발 거점 강화
  8. 8고리 3·4호기, 오늘 계속운전 심의…의결 땐 2035년까지 전력 더 생산
  9. 916, 17일 ‘부산금융주간’…청년교육·세미나 등 다채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4일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6. 6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7. 7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8. 8부산중수청장 “지방청 중심 수사…기존 검찰 구조와 다를 것”
  9. 9사하구 장림동 아파트 주차장서 화재…승용차 엔진룸서 불길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5일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다시 영화의 시간
사형 생중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퐁피두 중단·라 스칼라 보류, 새 문화 대안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산은 부산 이전 강력한 의지 보여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